[「반도체빅딜」 2라운드는 어떻게?]

입력 1999-01-07 19:43수정 2009-09-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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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통합법인의 경영주체 선정을 둘러싼 현대와 LG그룹간 갈등은 현대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사업부문 매각에 따른 셈 치르기와 고용승계라는 ‘2라운드’가 만만치 않은 복병으로 남아 있다.

지분 100% 매각이란 초강수를 선택한 LG는 ‘최대한 현금을 받아내겠다’고 벼르고 있어 향후 현대 및 채권은행과 한판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는 인수자금 조달과 함께 그동안 주장해온 통합의 시너지효과를 통합사 경영을 통해 실증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갈등의 핵으로 떠오를 ‘프리미엄’ 계산〓LG와 현대는 7일 반도체 사업양도를 지분매각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일단 LG그룹 계열사와 최고경영진 일가(특수관계인)가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주식이 매각 대상.

작년말 기준 LG반도체의 주식 총수는 1억5천5백만주. 이중 LG전자 정보통신 상사 엔지니어링 등 계열사 지분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대략 61.4%. 여기에 7일 주당 종가 1만5천4백원을 곱하면 대략 1조5천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수합병시에는 경영권 양도와 향후 예상수익 등을 프리미엄 형태로 얹어주는 것이 관행. LG측은 그동안의 시설투자를 통해 올해 조 단위의 순익이 예상되는 만큼 상당한 프리미엄을 주장하고 있다.

강유식(姜庾植)LG구조조정본부장은 “현대가 향후 5년간 통합효과가 62억달러에 달한다고 스스로 밝힌 만큼 매각대금을 최소 5조원은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 자금조달 어떻게 하나〓현대측은 물론 LG측의 주장이 무리라는 입장. 현대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5조원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진의를 알아보겠다”는 입장.

이 관계자는 LG반도체 인수능력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금융계 일각을 의식한 듯 “그동안 많은 사업부를 매각해 상당한 자금을 축적해뒀다”고 설명했다.

사실 현대의 금강산 개발사업은 당장 거금이 투입되는 단기사업은 아니다. 현대전자의 미국 현지법인 심비오스 맥스터 등 비반도체 부문의 매각도 기대할 만한 자금원이다. 3월에 내야 할 기아자동차주식납입대금1조2천억원은 계열사가 분담할 예정.

그러나 지분 7대3에 대비해오던 현대로서는 LG의 100% 완전철수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이를 거절할 명분도 없어 더 고민. 통합과정에서 정부의 세제지원과 금융기관의 출자전환 등을 기대하는 눈치도 보인다. 금융권 지원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주력외 업종’을 대상으로 ‘보상 빅딜’안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통합효과 어떻게 극대화할까〓통합법인은 이달말 주식 양수 양도계약을 거쳐 빠르면 다음달중 출범할 전망.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통합의 부정적인 면이 훨씬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한다. 통합 불가피론의 대전제가 ‘과잉설비 해소’였지만 반도체 경기가 상승을 맞은 만큼 기존 투자설비를 폐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사의 문화차이도 만만치 않고 사실상의 피합병에 따른 심리적 반발이 커 화학적 융화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001년으로 예상되는 12인치 웨이퍼설비 가동시에는 중복설비투자와 기술개발 투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 12인치 웨이퍼설비의 중복투자를 피할 경우 대략 설비당 25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1천여명으로 추산되는 연구개발 중복인력도 보다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

〈박래정·이명재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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