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 발언 직후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 사장은 “아직 구체화할 사업은 아니며 북한측과도 논의해본 적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 그러나 현대정유가 지난해 10월 도쿄(東京)에서 열린 북한 유전설명회에 고액을 내고 참가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현대측이 북유전 탐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
▼85년 처음으로 소량 채굴〓북한은 지난해 유전설명회에서 “남포 앞바다(서조선만 분지)일대에 50억∼4백30억배럴 규모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설명회에 참가했던 유개공 관계자는 “남포 앞바다의 경우 85년 하루 4백50배럴 규모의 원유를 첫 채굴했으며 이를 일본 전문가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정도 양으로는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려우며 현재까지 13개 시추공을 팠다는 사실 외에 객관적 자료를 북측이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업체 채굴권 확보〓남포 앞바다와 원산 앞바다, 청천강 앞바다(안주분지) 등 매장 가능성이 다소 높은 3개해상은 각각 스웨덴(타우르스) 호주(비치 페트롤리엄) 캐나다(소코)의 소규모 업체들이 채굴권을 확보해 놓았다. 미국이 석유 메이저의 진입을 봉쇄한 때문. 전문가들은 “1개공 시추에 7백만∼1천만달러가 투입되는 원유 시추사업의 특성상 이들은 채굴보다는 ‘재판매’에 더 큰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과장됐을 가능성 커〓지난해 열린 북한유전설명회는 호주 교포의 컨설팅업체가 북측의 의뢰를 받아 주도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수개월 뒤 탐사기록 요약본을 고액을 받고 우리업체에 팔면서도 원자료 공개를 거부, 전문가들의 의구심을 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유개공측은 북한 당국의 추정매장량이 다소 과장됐다는 입장.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기 위해 부풀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