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원전공동개발 의향』 鄭명예회장 발언 주목

  • 입력 1998년 10월 28일 19시 31분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이 방북 기자회견에서 ‘북한 연안에서의 남북 공동 유전개발 의향’을 밝힘에 따라 북한의 석유부존 가능성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회장 발언 직후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 사장은 “아직 구체화할 사업은 아니며 북한측과도 논의해본 적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 그러나 현대정유가 지난해 10월 도쿄(東京)에서 열린 북한 유전설명회에 고액을 내고 참가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현대측이 북유전 탐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

▼85년 처음으로 소량 채굴〓북한은 지난해 유전설명회에서 “남포 앞바다(서조선만 분지)일대에 50억∼4백30억배럴 규모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설명회에 참가했던 유개공 관계자는 “남포 앞바다의 경우 85년 하루 4백50배럴 규모의 원유를 첫 채굴했으며 이를 일본 전문가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정도 양으로는 경제성을 판단하기 어려우며 현재까지 13개 시추공을 팠다는 사실 외에 객관적 자료를 북측이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업체 채굴권 확보〓남포 앞바다와 원산 앞바다, 청천강 앞바다(안주분지) 등 매장 가능성이 다소 높은 3개해상은 각각 스웨덴(타우르스) 호주(비치 페트롤리엄) 캐나다(소코)의 소규모 업체들이 채굴권을 확보해 놓았다. 미국이 석유 메이저의 진입을 봉쇄한 때문. 전문가들은 “1개공 시추에 7백만∼1천만달러가 투입되는 원유 시추사업의 특성상 이들은 채굴보다는 ‘재판매’에 더 큰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과장됐을 가능성 커〓지난해 열린 북한유전설명회는 호주 교포의 컨설팅업체가 북측의 의뢰를 받아 주도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수개월 뒤 탐사기록 요약본을 고액을 받고 우리업체에 팔면서도 원자료 공개를 거부, 전문가들의 의구심을 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유개공측은 북한 당국의 추정매장량이 다소 과장됐다는 입장.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기 위해 부풀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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