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백73개 상장사가 최근 4백28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으나 이중 경영경험이 없는 전직 공무원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이 70%를 차지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교수 및 연구원이 1백12명이었으며 나머지는 △변호사 59명△회계사 및 세무사 56명 △금융인 44명 △언론인 사회운동가 24명 △공무원 및 정치인 7명 등이었다.
반면 경영인은 1백26명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이들 대부분은 이미 경영일선에서 은퇴한 원로들이며 사장 등 최고경영인으로 기업을 경영한 경험자는 극소수에 머물렀다.
또 회계사 변호사 금융인 등 전문가들은 대부분 해당기업과 직 간접적인 관계가 있는 인물로 이들이 오너의 독단경영에 제동을 걸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
사외이사제도가 잘 발달된 미국의 경우 94년말 현재 포천지 선정 1천대 기업의 사외이사중 63%가량이 현직에 있는 타기업체 사장으로 이들은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
예를 들면 GM사 존 스미스회장은 P&G사의 사외이사로 활동중이며 GM은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그룹의 케렌 케이튼부사장을, GE는 펩시콜라의 웨인 갤러웨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위촉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적 현상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사외이사의 경영간여를 달가워하지 않는데다 재벌체제하에서 경쟁사와 관계없는 경영인을 선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