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일大교수 『한국경제 실패는 기업 과보호 탓』

  • 입력 1998년 2월 20일 19시 42분


‘기업을 부도의 위험에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미국 예일대 구스타프 레이니스교수(국제경제)는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통화위기에도불구하고 ‘독야청청(獨也靑靑)’하고 있는 대만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요약했다. 레이니스교수는 19일자 파이낸셜타임스지에 기고한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는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의 실패원인은 정부의 기업 과보호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농업분야의 발전→농업인구의 저축증대→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의 발전 등 분권화의 길을 밟았지만 한국은 외자 및 기술도입→독과점적 대기업 발전 등 집중화의 구조를 걸었다는 것. 이 과정에서 한국정부는 일부기업에 자본과 자원을 몰아줬고 비대해진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300%를 넘어섰다. 부도위기는 정부가 나서서 막아줬다. 반면 대만은 중소규모의 기업들이 시장원리에 따라 투자위험은 기업이 지도록 했으며 그 결과 대만기업들의 부채비율은 87%에 불과하다. 대만은 지난해 이웃 나라들의 통화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6.8%(6년만의 최고치), 주가상승률 8%를 기록했으며 물가상승률은 1% 미만으로 묶었다. 지난 3개월간 통화가치는 12%밖에 하락(한국은 80%)하지 않았다. 레이니스교수는 ‘탄탄한 기업기반과 8백6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 1억달러에 불과한 외채’로 무장한 대만을 상대로 도박을 걸 만큼 용기있는 외환투기꾼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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