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외채 다 어디있나』…70%가 해외묶인 돈

  • 입력 1998년 1월 22일 19시 46분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빌린 자금의 70% 가량을 해외에 묶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해외자산이 곧바로 현금화하지 않았고 또 동남아 등 일부지역의 경우 급속히 부실화하면서 외환위기가 깊어진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2일 ‘유입외화의 사용내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국민들이 ‘그 많은 돈을 도대체 어디다 쓴거냐’는 궁금증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놓은 보고서다. 보고서는 97년11월 기준으로 △금융기관이 해외에 대출하거나 유가증권 등에 투자한 자금 △해외현지에서 조달해 현지에서 운용한 역외금융을 포함한 대외자산이 1천13억달러라고 집계했다. 총외채(1천5백30억달러)의 66% 수준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1백79억달러, 해외시설재 자금 등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하면 이외에 국외로 빠져나간 외화 규모는 대략 9백69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대외자산의 매입과 해외 직접투자자금, 해외시설재 도입 등 총 외화를 지출한 규모는 1천9백82억달러. 이는 총외채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그 차액은 외국인 직접투자나 주식투자로 유입된 외화로 보전됐다는 것. 외화가 갑자기 사라진 것도 아닌데 외환위기에 빠진 것은 1년 미만의 단기외채 비중이 60%를 넘는데 비해 대외자산은 장기로 운용하고 있어 유동성부족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또 대외자산의 상당액이 부실화하고 있다.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외증권 투자규모는 96년말 현재 1백80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상당 부분이 고금리를 노리고 동남아에 투자한 것인데 통화폭락으로 원금회수도 어려운 실정이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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