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조업재개 A지구, 지난해 231만t 생산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군데군데 땅을 파헤치다 만 구멍, 붉게 녹이 슨 대형 철근 더미, 고개를 꺾고 서 있는 쇄골기…. 부도 1년을 맞는 충남 당진군 서해안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공사가 중단된 B지구 50만평 대지에는 공사 잔해만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바로 옆 A지구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돌변한다. 산더미처럼 쌓인 고철 더미를 크레인이 바삐 헤집고 있다. 열연공장에서는 20여t 짜리 핫코일이 쉬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 3월 조업이 재개된 후 A지구는 정상을 되찾아 작년에 2백31만t이나 생산했다. 96년보다 42만여t이나 늘어난 것이다. 몇차례 감원을 거쳐 지금 1천4백여명만 남아 있는 직원들은 작년 8월부터 기본급만 받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더 열심히 뛰는 것 같다. 작년 8월 이후 생산량과 합격률에서 신기록 달성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 파고는 높다. 수입 고철값이 급상승하고 건설경기 부진으로 국내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올들어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거래 업체의 부도로 물품대금 1백70억원 가량을 떼였다. 작년말까지 24시간 공장을 돌리던 것을 올초부터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에는 가동을 중단한다. 임직원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채권은행단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한보철강의 제삼자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코렉스설비를 외국에 팔고 나머지 냉열연 설비는 포항제철이 임차 경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재운(李載運)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떻게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내비쳤다. 〈당진〓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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