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동회장제/재계반응]『위기땐 단일체제라야…』

  • 입력 1998년 1월 14일 08시 00분


재계는 정몽헌(鄭夢憲)현대그룹 부회장이 그룹 공동회장으로 전격 임명된데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 배경과 향후 정치권의 재벌정책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그룹측은 이번 인사가 ‘국내 재계 초유의 일’이라며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모습.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영환경이 최악일 때는 단일 지휘체계로 움직여야 한다”며 “정몽헌회장의 급부상으로 현대그룹의 세력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어 경영권 내분도 예상된다”고 인사 의미를 평가절하.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권한과 영역을 줄이자는 마당에 공동회장제로 가는 것은 자칫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몽헌회장 체제로 바꾸기 전의 과도기”라고 해석했다. 대우그룹은 차기정권에서 재벌 상속문제가 도마에 오르기 전에 중후장대형 사업은 정몽구회장, 기술집약적 사업은 정몽헌회장에게 맡긴다는 현대의 후계체제가 가닥을 잡은 것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의 장자(長者)상속 의지가 강해 정몽구회장이 완전히 밀려날 것으론 보지 않는다”고 관측. 현대그룹 관계자들조차 이날 오후 늦게 인사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모습. 계열사사장단은 물론 박세용(朴世容)그룹종합기획실장조차도 사전에 전혀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정명예회장은 최근 방문한 싱가포르 건설현장에서 그룹의 역량을 해외사업에 모아야 한다고 생각해 해외사업 담당 회장을 두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계열사의 한 임원은 “향후 그룹 전체의 수출실적이 정몽헌회장의 장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정·이희성·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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