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대표적 과잉투자…구조조정 태풍 예고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구제금융에 따른 재정긴축과 내수침체로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은 내년에 극심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대부분 한계사업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IMF지원에 따른 각 부문별 영향을 중점 점검한다. ▼자동차〓IMF는 대표적인 과잉투자 분야로 자동차업종을 지목하고 있어 자동차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다. 또 IMF가 기업투명성을 높이도록 요청할 경우 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삼성자동차의 경우 초기투자에 따른 막대한 투자자금을 대부분 계열사를 통해 지원받고 있으며 쌍용자동차는 엄청난규모의 적자를 역시 계열사를 통해 보전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일본차가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당장 내년부터 수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IMF가 공기업 민영화를 요구할 경우 삼성의 기아인수전이 재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경우 IMF가 공급과잉을 문제삼아 내년말로 예정된 2기투자가 힘들 경우 기아차를 인수하는 방법 외에 다른 길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반도체 정보통신〓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환율상승으로 인한 반도체장비 수입가의 상승과 자금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시기적절한 투자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동부의 진출로 공급과잉 중복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반도체의 90% 가량이 해외시장에 수출되고 3년을 주기로 새로운 제품군들로 교체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문제는 금융권 경색과 환율상승으로 인한 설비투자 자금의 조달의 어려움. 신규투자를 해야 하는 동부가 예정된 자금조달을 제대로 해낼지가 최대 관심사이며 삼성 LG 현대 등도 투자시점을 제대로 못 맞출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기기 등 정보통신 부문은 내수의존도가 높아 시장긴축에 따라 수년간의 성장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 ▼건설〓건설업은 IMF의 긴급자금지원에 따른 경제 긴축으로 내년에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사회기반시설(SOC) 등 대형 국책사업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한데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주택금융 시장이 위축하면서 회복기미를 보였던 주택경기가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 게다가 올해 국내 산업중 거의 유일한 효자노릇을 하는 해외건설도 주력시장인 동남아국가들의 경제위기와 맞물려 올해 이상의 수주액을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업체들의 내년 사업전망은 어둡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2,3년전에 업계에 불어닥쳤던 「연쇄부도」의 광풍이 재발할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느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는 보통 부채비율이 보통 500∼800%에 달하는 등 타인자본 의존율이 높고 땅과 건물 등 부동산에 거액의 자금이 묶여 흑자도산하는 사례가 많다』며 『내년에 예상되는 건설시장 상황은 업체를 한계상황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강〓국제철강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내년 전망은 극히 어둡다. 이는 그동안 세계 철강업체들이 「동남아 특수」를 누려왔으나 최근 동남아 금융위기로 이 시장이 침체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현대의 제철사업 투자는 세계적인 철강업체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것이 통산부 관계자의 얘기. 이들은 현대의 신규진출이 공급과잉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는 『제철사업의 투자는 빨라야 향후 3년 뒤에나 이뤄져 IMF사태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제철소 건설로 고급철강재의 수급부족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IMF가 석유화학산업의 과잉투자를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도 신규 설비투자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환율상승에 따른 원유가 상승으로 인해 석유화학산업의 원가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섬유〓당장 섬유업체들은 내수긴축과 단기금융시장, 자금조달 창구가 거의 막히면서 한계기업의 도산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원화절하로 수출경쟁력이 살아나고 있고 섬유시장을 독식해 온 대만 업체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해져 장기적으로 수출전망이 밝은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희성·황재성·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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