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 다시 살리자/전문가 처방]대외경제硏 김원호씨

  • 입력 1997년 11월 29일 20시 12분


95년 멕시코가 겪었던 외환 금융위기의 최대 교훈은 경제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타이밍)라는 점이다. 멕시코 페소화가 20∼30% 이상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92년부터 나왔지만 멕시코 정부는 95년에야 변동환율제를 도입,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았다. 반면 브라질은 최근 외국자본 이탈조짐이 나타나자 외환보유고를 5백60억달러나 쌓아두고도 공무원 3만3천명 감축과 개인소득세 10% 인상 등 초긴축 정책을 기민하게 시행,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을 지켜 국내외 투자자들의 미래예측력을 높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멕시코가 그나마 2년여만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농민폭동 대통령후보암살 등 정정 혼란에도 불구, 에르네스토 세디요 대통령이 전임 카를로스 살리나스의 시장주의적 경제정책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세디요 정부가 국민 인기에 영합하는 보호주의적 민중보호적 정책을 채택하지 않을까 불안해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것. 멕시코 정부는 또 국제통화기금(IMF) 지원 후 주 1회씩 국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경제동향과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 국민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았다. 대통령은 절대로 정치적 인기에 눈이 멀어 경제를 망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대선후보들은 몇개월 또는 1년안에 경제위기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금융불안은 단기간에 해소될지 몰라도 실물분야의 상처는 임기 내내 치유해야 할 만큼 깊다는 사실을 인식, 경제구조 조정에 나서야 한다. 김원호<대회경제연 미주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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