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선발대 지구촌 테마여행①]미래「기능성식품」을 찾아

  • 입력 1997년 8월 6일 07시 23분


《이제는 대학생들에게 교양필수과목처럼 돼버린 배낭여행. 그러나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떠나기보다는 탐구할 주제를 가지고 떠나면 어떨까. LG그룹은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테마여행을 떠나려는 대학생들의 응모를 받아 20개 팀 80명에게 왕복 항공비와 보름 동안의 체재비 일체를 지원했다. 동아일보사는 「LG 21세기 선발대」로 명명된 이들 20개 팀 중에서 고려대 생명공학부팀(테마·미래의 기능성 식품을 찾아서)과 외국어대 루마니아어과팀(통일과정에서의 문화적 충격완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을 동행 취재했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떠나보자.》 테니스화 조깅화 마라톤화 등 운동종목에 따라 신는 신발이 따로 있는 것처럼 스포츠음료도 종목마다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식품을 통해 무병장수(無病長壽)에 다가설 수는 없을까. 「미래의 기능성 식품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탐방에 나선 고려대 생명공학부 3학년 朴正洙(박정수·20)씨 등 4명은 이같은 꿈을 안고 미국과 일본의 주요 대학과 연구소를 탐방했다. 기능성(機能性)식품이란 질병의 예방과 치료 등 특수기능을 부가한 식품을 가리키는 말. 이들은 먼저 일본 교토대 응용생물학과 이시하라 겐고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이곳의 유학생 金暻美(김경미)씨는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의 지구력 향상효과를 연구하는 중이었다. 김씨는 캡사이신을 투여한 쥐와 투여하지 않은 쥐의 수영 능력을 비교하는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씨는 최근 쥐 몸무게 1㎏ 당 캡사이신 10㎎의 비율로 투여할 경우 수영시간이 40% 이상 증가한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고추를 맵게 하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사람이 마시는 음료에 사용하기에는 부적당하다. 그래서 김씨는 캡사이신과 화학구조가 비슷하면서도 매운 맛이 없는 캡사이신 유사체를 찾아냈다. 선발대는 이시하라 교수에게 이같은 연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앞으로 운동 전과 후에 마시는 음료가 달라질 것이며 지구력을 강화시키는 음료와 순발력을 증진시키는 음료가 각각 다르게 개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을 떠난 선발대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사막의 태양이 작열하는 이곳의 컨벤션센터에서는 「마켓플레이스97」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미국내 4백80여개 회사가 참여한 「건강식품박람회」를 둘러본 선발대는 허브(생약 및 향신식품)를 주성분으로 하는 각종 성인병 예방식품에서 운동선수의 근력 강화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의 자료를 수집했다. 학생들은 이어 보스턴 인근 우스터에 자리잡은 생명공학벤처기업 「알파베타테크놀로지」를 방문했다. 이 회사는 효모의 세포벽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인체의 면역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억2천만달러(약1천68억원)가 넘는 연구비를 투자해 신약을 개발했다. 지난 87년 창업 당시부터 근무해온 수석연구원 朴埈泰(박준태)박사는 『베타글루칸은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도 있어 성인병 예방을 위한 기능성 식품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발대는 보스턴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이번 탐방을 통해 미래의 식품산업 성패는 기능성 식품의 개발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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