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기아 긴급자금 지원에 난색…3자인수가능성 내비쳐

  • 입력 1997년 8월 1일 07시 50분


기아그룹이 경영권포기각서 제출 및 아시아자동차 분리매각 등 채권금융단 요구를 공식 거부한데 대해 채권단은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기아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시했다. 채권금융단은 그러나 1일 대표자회의에서 기아 부도에 따른 채권단의 피해를 감안, 부도유예협약을 철회하거나 2개월의 유예기간을 단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채권단은 또 현대 대우 기아그룹이 기아특수강의 공동경영에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 『기아특수강은 자구계획서에 매각대상으로 분류돼 있었던 만큼 기아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입장은 바뀔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기아가 자구노력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 채권단이 나서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느냐』면서 『재벌의 기아자동차 인수전이 본격화한 마당에 제삼자인수를 추진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상황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일은행은 정상화가 안될 경우 삼자인수를 위해 채권단이 기아발행 전환사채를 매입하거나 은행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재정경제원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재벌이 다른 재벌을 인수, 거대 독점기업이 되는 것은 공정거래법 취지에 어긋나지만 부도처리로 인한 국민경제 피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공정거래법상 예외조항을 적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기아 삼자인수에 대한 걸림돌이 하나 둘씩 제거되는 양상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아시아자동차 기산 기아특수강 등 부실업체의 분리매각을 줄기차게 요구한 것과 관련, 「채권단이 제삼자인수 방침을 굳히고 기아자동차의 몸집을 가볍게하는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기아특수강은 작년 매출이 3천2백억원인데 비해 부채가 1조3천억원을 넘어 현대 대우 기아가 공동경영한다 해도 정상화의 길이 험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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