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직원 친절도 『암행조사』…전화받기등 몰래 체크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미스터리고객과 미스터리전화」. 직원들의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별난 관리기법이다. 요즘 LG전자의 본사에는 전화벨이 두번 이상 울리는 법이 거의 없다. 지난 3월부터 전문리서치업체에 의뢰, 도입한 「미스터리 전화」 덕택이다. 직원을 가장한 조사원이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얼마나 빨리 받는지 △다른 사람에게 잘 바꿔주는지 등 5개 항목의 친절도를 평가해 점수화한다. 전화벨이 두번 이상 울리면 감점이다. 벨이 세번 이상 울린 뒤 받을 경우에는 「늦게 받아서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를 해야 감점을 만회할 수 있다. 지금까지 네차례에 걸쳐 사업부별 전화친절도를 공개한 결과 친절도의 평균점수가 처음보다 무려 10점 이상 높아졌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미 신경영 출범시 핵심항목의 하나로 「친절」을 설정하고 「미스터리전화」를 도입했다. 사장단회의에서 전화친절도 점수를 공개하고 점수가 나쁜 부서는 사장주재 부서장회의에서 직접 질타를 받는다. 삼성은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신라호텔 신세계백화점 삼성서울병원 용인에버랜드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암행 친절도조사도 벌였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포크를 일부러 떨어뜨려 종업원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달려오는지 체크한다. 백화점에서는 점원이 매장 안내를 한손으로 하는지 두손으로 하는지도 점검한다. 이같은 「미스터리고객」은 미국의 시어스백화점이 고객만족 캠페인으로 처음 도입한 것으로 뉴코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해 이를 운용하고 있다. 물건을 사지않고 쓸데없이 이것저것 물어보고 매장에서 일부러 직원들과 몸을 부딪치는 사람은 미스터리고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미스터리고객 제도가 도입된 회사의 직원들은 『처음에는 감시를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친절이 몸에 배면서 이를 별로 의식하지 않게 됐다』며 『고객에게서 「친절해졌다」는 얘기를 듣는 걸 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