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전자부품업체 「우영」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李鎔宰기자」 『내년 3월이면 획기적인 기술이 상품화돼서 나올 것입니다』 『무슨 제품인가요』 『…괜한 말을 꺼냈군요. 음… 액정화면의 두께를 현재의 5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이라고만 밝혀두죠』 전자부품업체 ㈜우영(대표 朴基漸·박기점·52)은 비밀이 많은 회사다. 남들이 갖지 못한 독창적인 기술과 노하우 같은 「영업비밀」이 바로 우영의 자산이다. 6백80여명의 직원, 올해 매출 7백억원(예상치)의 중소업체가 삼성 LG 현대 대우 등 전자4사로부터 없어서는 안될 보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영이 만들어낸 집적회로용 소켓 커넥터 리드프레임 등의 75%가 전자4사로 들어간다. 우영이 내년초부터 양산에 돌입할 액정표시장치(LCD)의 핵심부품인 백라이트용 도광판은 지금까지 전량(3백억원 상당) 일본수입에 의존해오던 제품. 노트북컴퓨터 등의 LCD에 빛을 전달해주는 이 제품은 「가격은 대만수준, 품질은 일본수준」이라는 원칙에 따라 일본제품보다 30%가량 싸게 공급할 계획. 박회장의 대기업에 대한 시각은 독특하다. 어느정도 제품력에 자신감이 생긴 중소기업들은 흔히 주문자 상표부착방식(OEM)을 떨쳐버리고 자기상표제품을 고려하지만 우영은 계속 OEM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박회장은 『자금 인력 등을 고려할때 중소기업이 마케팅과 유통까지 신경을 쓴다면 생산과 기술을 등한히 할 수밖에 없다』며 『우영은 연구개발과 생산에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 부분은 대기업을 통해 아웃소싱(OutSourcing)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회장은 서울대공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들어갔다가 지난77년 『국산부품을 세계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갖고 연구소를 박차고 나온 엔지니어. 그는 요즘 무엇보다 도광판이 평가를 받으면서 장외등록된 주식값이 치솟아 흐뭇하다. 창립초기 15년 근속자에게 집을 한채씩 주겠다는 약속을 이미 배분한 우리사주로 이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증권가에선 내년말 상장이 이뤄지면 주가가 10만원선은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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