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선정 올해의 상품]빅히트 비결은 『파격』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白宇鎭기자」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시장을 강타하는 멋진 히트상품을 선보이는 게 꿈이다. 히트상품의 조건은 「간단」하다. 다른 제품보다 좋게 만들어 널리 알린 뒤 많이 팔면 된다. 소비자의 눈을 붙들고 선택하도록 하는 디자인도 결정적인 요소. 그러나 기획부터 생산 유통을 거쳐 애프터서비스까지 모든 단계에 숨어 있는 단서를 찾아내 실제로 히트상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히트상품으로는 명품플러스원TV, 쏘나타Ⅲ, 식물나라 화장품, 갈아만든 배, 참나무통 맑은 소주 등을 꼽을수 있다. 이들 상품의 인기 비결은 기술력으로 고정관념을 보기좋게 깨면서 성능을 개선했거나 다른 업체를 앞질러 소비자의 취향을 읽었거나 또는 새로운 유통망을 뚫은 데 있다. 「갈아만든 배」 해태음료가 지난5월 이 제품을 출시한 뒤 무려 20여종의 모방상품이 줄줄이 나온 데서도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모방상품들은 「갈아서…배」 등으로 이름까지 따왔다. 이들은 4개월 이상 뒤늦게 출시돼 「갈아만든 배」에 쏠린 소비자의 입맛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해태음료는 8월에는 35만상자 42억원어치를 팔았고 지난달엔 50만상자, 매출 60억원을 돌파했다. 「명품 플러스원」 삼성전자 제품. 그러려니 하면서 무시해두던 부분을 개선한 대표적인 사례. TV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브라운관을 평평하게 하거나 화질을 개선하는데만 주력했지 4대3의 화면비율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방송국에서 내보내는 화면은 가로가 더 길다. 그러나 양쪽 끝을 복원하기 어려워 29인치의 경우 가로 약 3.5㎝의 화면을 잘라서 보여줬던 것. 삼성은 3년 연구 끝에 「영상확장회로」를 개발, 소비자에게 「잃어버린 1인치」를 돌려줬다. 6월 출시돼 9월까지 월 평균 1만5천대, 10월이후엔 매달 2만5천대꼴로 팔려 삼성의 TV내수시장 점유율을 40%에서 45%로 5% 포인트 끌어올렸다. 「참나무통 맑은 소주」 진로는 새 소주를 위한 두가지 차별화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경쟁 소주업체들이 벌꿀을 가미해 고급소주를 개발한 것과 달리 참나무통에서 1년 동안 숙성한 원액 4∼9%를 넣었다. 용량을 3백㎖로 줄인 또다른 차별화 전략도 주목을 받았다. 참나무통 맑은 소주는 다른 소주보다 한 잔 적은 여섯잔이 나와 한사람당 한병씩 마시기에 딱 적당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6월말 출시됐고 10월 1백11만5천병, 지난달에는 1백32만3천병이 팔렸다. 「쏘나타Ⅲ」 현대자동차의 신제품으로 중형차로는 파격적으로 과감하고 참신한 디자인이 특징. 앞부분은 역동적으로, 뒷모습은 유려하게 디자인했다. 승용차를 고르는 기준 가운데 기본은 성능이고 「캐스팅 보트」를 디자인이 쥐는 추세에 부응한 것. 쏘나타Ⅲ는 올해 가장 잘 팔린 승용차 자리는 아반테에 내줬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중형차 위주로 재편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의 시장 쟁탈전이 중형차 부문에서 가장 치열했던 점을 감안할 때 쏘나타Ⅲ의 실적은 발군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동안 모두 14만7천여대의 쏘나타Ⅲ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식물나라」 제일제당은 「화장품은 생필품」이며 슈퍼마켓에서 정가에 판매한다는 마케팅전략을 업계 처음으로 도입, 재미를 봤다. 지난 94년말 선보여 지난해 1백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배가 넘는 4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제당은 식물나라를 다른 제품의 50∼60% 수준 값에 내놓았다. 슈퍼마켓이 화장품 유통의 새로운 경로로 급부상하자 다른 업체들도 슈퍼마켓용 화장품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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