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전략적 동맹」확산…유통업계대응 『살아남기』

  • 입력 1996년 12월 6일 19시 57분


「林奎振기자」 올들어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판매 및 생산분야에서 동맹관계를 맺는 전략적 제휴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식품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는데다 할인점 등 첨단유통업체들이 식품 제조회사를 지배하려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식품업체들이 자구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크라운제과와 한국담배인삼공사가 판매와 생산을 분담키로 한 뒤 최근까지 식품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9건에 달했다. 전략적 제휴는 △같은 식품업체간 △식품 및 세제업체와 유통업체간 △식품업체와 통신회사간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휴내용도 △판매와 생산의 분담 △상품 공동개발 △공동 마케팅 등으로 나뉜다. 크라운제과와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전략적 제휴는 같은 식품업체간에 판매와 생산을 분담한 사례다. 크라운제과는 구멍가게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방대한 유통조직을 쌓아왔다. 반면 담배인삼공사는 우수한 홍삼제품을 생산하지만 담배유통망외엔 별다른 유통조직을 갖추지 못한 것. 결국 인삼공사는 홍삼판매를 크라운제과에 위탁했다. 크라운제과로선 공급처에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게 됐고 인삼공사는 판매난에 시달리지 않게 됐다. 미원과 대한제분, 제일제당과 몽고간장 등도 이같은 형태의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식품업체와 유통업체간 전략적 제휴사례는 애경산업과 진로하이리빙이 대표적. 세제와 화장품제조업체인 애경산업은 다단계 판매회사가 세제와 화장품을 취급하면서 새로운 판매조직이 필요했던 상황. 신규업체인 진로하이리빙은 다양한 품목을 확보해야 했다. 양사는 공동상표인 「하이리빙 프리미엄」을 개발, 애경산업이 생산을 맡고 진로하이리빙은 판매를 전담하기로 했다. 풀무원과 LG화학 등도 같은 제휴관계를 맺었다. 풀무원과 데이콤은 식품과 통신의 결합사례. 데이콤은 막강한 통신판매망을 풀무원에 제공하고 있다. 제일제당과 녹십자는 제품의 공동개발에 들어갔다. 제일제당이 보유한 발효 및 합성기술과 녹십자의 백신분야기술을 공유하기로 한 것. 이들은 연구인력의 공유는 물론 기술개발 노하우를 교환하기로 했다. LG화학과 보령신약은 백신제품을 공동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양사의 제품을 LG와 보령의 유통망에서 같이 취급하고 판촉활동도 같이 하기로 했다. 제일제당 朴玳用(박대용)물류실장은 『지금까지 업체간 제휴관계는 기본적인 기업활동을 변화하지 않고 단순히 협력하는 전략적 동맹에 머무르고 있다』며 『앞으로 외국업체의 진출이 확산되고 신유통업태가 늘어나면 인사와 조직관리 등 경영분야도 협력하는 동반자적 제휴관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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