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재허가제 폐지…대기업 방송 소유·겸영 규제완화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3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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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발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발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무총리실 산하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가 13일 유료방송 재허가제 폐지, 대기업 방송·겸영 규제완화 추진 등을 담은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한 총리는 “바야흐로 K-콘텐츠 전성시대로, K-콘텐츠는 일시적 유행과 현상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며 “반면 콘텐츠 성장의 기반이었던 국내 미디어 산업은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방송사들의 매출 성장률은 코로나 시기보다 낮아졌고, 국내 OTT사도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형 콘텐츠는 이제 국내 방송사나 토종 OTT 대신 글로벌 OTT에 집중될 것이라는 현장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번 정책은 산업계, 학계 등 민간전문가와 관계부처가 함께 만든 종합전략으로, 현장의 오랜 요구에도 불구하고 개별 부처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미디어‧콘텐츠의 핵심 정책방안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관련 방안을 소개했다.

유료방송 재허가제 폐지…지상파‧종편‧보도채널 유효기간 확대
한 총리는 “낡은 방송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불필요하거나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거나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유료방송(홈쇼핑, 케이블, 위성, IPTV)의 재허가·재승인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유료방송 사업자는 7년마다 정부의 사업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앞으로는 기존 허가·승인의 유효기간을 폐지해 불필요한 심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는 유료방송 허가·등록제를 등록·신고제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경우 사업자들은 별도 허가 없이 신고 절차를 거쳐 유료방송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2차장은 브리핑에서 “규제 개선을 통해 사전 진입 장벽을 해제하고, 그다음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후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시장 질서를 확보하도록 하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 및 종편·보도 채널에 대해선 재허가·재승인 제도를 유지하되, 최대 유효기간은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한다.

대기업 방송 소유‧겸영 규제 완화 추진
대기업‧일간신문(뉴스통신)‧외국인이 일정 수준 이상 방송 지분을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한 소유·겸영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대기업은 자산총액이 10조 원 이상이면 일정 비율(지상파 지분 10%, 종편·보도 채널 30%)이 넘는 방송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자산 총액 기준을 10조 원 이상에서 국내총생산(GDP) 일정 비율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일간신문의 케이블TV, IPTV, 위성에 대한 지분 제한(49%)을 폐지한다. 외국인의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홈쇼핑 지분 제한(49%)도 없애고, 대신 매체 인수 시 공익성 심사를 받는 것으로 변경했다.

한 사업자가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일반 PP는 매출액 49%)을 넘길 수 없도록 한 시장 점유율 규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제작비 최대 30% 세액공제…1조 원대 전략 펀드 조성
정부는 영상콘텐츠 제작비 급증에 따른 사업자 부담 완화를 위해 드라마‧영화 등 영상제작자에 대한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한다.

중소‧중견기업이 영상콘텐츠 문화산업전문회사에 투자한 금액에도 3% 세제 혜택을 신설한다.

1조 원대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도 신규 조성한다. 국내 제작사가 지적재산(IP)을 해외에 넘기지 않고도 제작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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