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사자 숟가락·장전된 총, 어떻게 보존처리 됐나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31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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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전사자들이 사용했던 숟가락, 장전된 총 등 유해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유품 보존처리 과정이 담긴 보고서가 출간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DMZ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유품 보존처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요청에 따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20년부터 매년 전사자 유품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철원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품 중 보존처리 난이도가 높은 유품 625건 1330점을 대상으로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수행하고 보존처리를 마쳤다. 2023년에는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해 6·25전쟁 격전지에서 수습된 유품 20건 22점에 대한 비파괴 조사와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는 4년간 보존처리된 유품 1352점 중 총기·탄약·군화·단추·개인장구·소지품 등 52점의 보존처리 과정이 사진자료와 함께 담겼다. 금속이나 직물·목재 등 다양한 소재의 보존처리 방법과 3차원 전자화(3D 스캔) 등 과학적 조사에 대한 내용도 자세하게 수록했다.

화살머리고지에서 출토된 ‘숟가락’은 보존처리 과정에서 현미경 관찰을 통해 6군데에서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특정 글자와 표식이 확인됐다. 특히 손잡이 부분에 소유자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자 3개가 확인됐다. 첫 번째 글자는 이(李), 두 번째 글자는 일(日), 단(旦), 긍(?), 장(長) 등 여러 안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 글자는 숟가락의 너비가 좁아지면서 판독이 어려운 상태지만 보존처리를 통해 신원확인의 단서를 확보했다.

탈염처리나 진공함침처리 등 고대유물 보존처리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탄환이 장전된 총기를 비가열·비가압 방식으로 보존처리한 사례도 소개됐다.

문화재청은 “6·25전쟁 전사자 유품은 대부분 근·현대에 제작된 것으로 종래의 유적지 출토 매장유산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여러 재질이 혼합돼 있는 경우도 있어 손상 속도나 부식의 양상이 다르다”며 “이번 보고서가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존에 관한 학술 자료로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을 통해 국민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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