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첫 출근 유인촌 “가슴 뛴다…문화의 힘, 전 부처 정책에 녹아들게 하겠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6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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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문화의 힘’이 문체부를 넘어 전 부처 정책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 장관은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15년 전 장관으로 왔을 때부터 문체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이제 나이가 많지만 여러분들을 위해 부처·국가·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청사에 첫 출근한 유 장관은 이날 아침 기자들을 만나 “굉장히 가슴이 뛴다”며 “세종청사 첫 출근이고, 세종시가 만들어진 다음에 처음 와봤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문화가 중심’이라는 이야기를 이미 한 20~30년 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했는데, 이제 정말 문화가 중심이 되도록 해보고 싶다”며 “특히 지금은 문화산업시대이고, 우리 문화산업의 수출실적만 봐도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취임식에서 파격적이고 열린 행보를 보였다. 문체부 강당 단상에 올라섰다가 “단상은 사람을 위압적으로 만든다”, “저는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성큼성큼 내려와 마이크를 잡고 직원들 쪽으로 이동했다. 이어 준비된 취임사를 읽지 않고 자유롭게 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질문을 던지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유 장관은 “문체부의 목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것”이라며 “직원 여러분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일하며 힘들어도 보람을 찾았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도록 제가 뒷바라지를 하겠다. 밖에서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체부는 ‘꽃’이고, 여러분은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며 “여러분의 무한한 생각으로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 문체부가 확실하게 (정책을) 바꿀 수 있는 부처로 정립되면 좋겠다”고 했다.

유 장관은 장관 취임 후 우선적으로 인공지능(AI)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춘 ‘저작권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콘텐츠가 되기 이전부터 저작권에 관심을 가지고 한미FTA 이행 등을 위해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했다”며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50년→70년) 관련 저작권법 개정도 당시 산업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국회와 산업계에서 우려와 반대가 많았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외국 콘텐츠만 쓸 순 없다고 생각해 개정을 추진했고, 시간이 지나고보니 저작권법 개정이 창작자를 보호하면서도 콘텐츠 산업 발전의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도 새롭게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등 신산업 대응, 불법 복제물 이용 근절 등과 관련하여 저작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창작자 보호를 위한 예술지원체계 개편 ▲계층·지역간 문화 격차를 해소 및 문화가 중심되는 지역균형발전 ▲콘텐츠산업 국가전략산업 육성 및 규제 개선 ▲체육 분야 낡은 관행 혁파 및 엘리트 선수 훈련 환경 조성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관광산업 재도약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지난 장관 재직 당시 제기됐던 ‘블랙리스트 의혹’, ‘반말논란’ 등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조목조목 설명했다.

유 장관은 “당시엔 장관을 처음 하다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무조건 정면돌파하려 했고, 모든걸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끄러웠다”고 했다. 이어 “일인시위를 하는 이들에게 ‘들어가’, ‘이리와. 나와 이야기 좀 해’ 했는데,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아차, 내가 반말을 했구나’ 싶더라. 해결해주고 싶었는데, 논란이 됐다. 해결이 된 적도, 안 된 적도 있지만 나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며 “저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반대만 할까 생각하고 미워도 하고 했지만 양심상 그런 짓은 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록보면 (이명박 정부 반대에) 앞장섰던 친구들이 지원을 받은 게 다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들에게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트라우마가 생겼을까, 조심스러워 앞으로 아무 일도 못할까봐 걱정된다”며 “책임은 내가 모두 지겠다. 걱정하지 말고, 내 서명만 받아가라. 그러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를 안 치면 아무 일도 못한다. 실수를 안 할 수는 없다”며 “한 번 실수는 백가지 약이 되지만, 실수를 안 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일이 만들어지려면 저질러야 한다”며 “실패할까봐 웅크리고 있으면 안 된다. 콘텐츠는 10개가 만들어지면 그중 9개는 실패한다. 9개에 지원한 돈은 다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하나가 성공하면 모든 것을 다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제가 있는 동안 다 제자리에 돌려놓고 갈테니 여러분들은 믿고 따라와 달라. 여러분들이 힘내서 앞장서 끌고가면 잘 뒷바라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앞으로 직원들과 최대한 자주 만나며 소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힘들어도 밤, 새벽시간에 이동해 세종에 가급적 수·목·금요일에는 있으려고 한다”며 “나는 격식을 안 차리는 사람이다. 15년 전에도 사무관에게 직접 보고받고 했다. 언제든 여러분이 가진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을 두드리고,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다. 또 “인사문제는 절대적으로 공평하게, 정정당당하게 해나가겠다”며 “저를 믿고, 차관 두 분을 믿어 달라”고 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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