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10명 중 8명, 취재 중 심리적 트라우마 경험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6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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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10명 중 8명이 근무 중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여성기자협회가 6일 공개한 취재 트라우마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자로 근무하는 동안 심리적 트라우마를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률이 544명 중 78.7%로 집계됐다. ‘전혀 또는 거의 없음’ 응답률은 21.3%에 그쳤다.

성별로 살펴보면 큰 차이가 없었다. 남성기자 336명 중 52.4%가 가끔 있다고 답했다. 자주 있음은 19.0%, 매우 빈번함은 6.0%이었다. 여성기자 208명 중 50.0%가 가끔 있다고 답했다. 자주 있음은 19.7%, 매우 빈번함은 11.1%였다.

부서별로는 사회부에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응답률이 48.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지방자치단체(지역)가 10.3%, 경제부가 9.3%, 정치부가 6.1%, 탐사보도 기획취재가 5.8% 순이었다.

근무 연차별로 보면 저연차 기자일수록 트라우마를 느끼는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1~3년차 기자 74명 중 자주 있음이 17.6%, 매우 빈번함이 16.2%였다. 4~5년차 기자 61명 중에는 자주 있음이 23.0%, 매우 빈번함은 13.1%로 집계됐다.

세월호 사건, 아동학대, 성폭력 등 충격적 사건을 다룰 때 트라우마가 얼마나 지속했냐는 질문에는 하루(1일 이내) 39명, 1일~30일 이내 201명, 한 달 이상 188명으로 조사됐다.

두 협회는 “통상 트라우마 지속기간이 한 달을 넘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받는 점을 고려하면 의학적으로도 경고등이 켜진 이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라우마 경험을 호소한 428명 중 ‘취재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느꼈다는 웅답률은 61.0%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58.4%가 ‘보도 이후 독자들의 반응’을 꼽았다. 이메일, 댓글, 전화를 통한 온·오프라인상 항의와 공격이 포함됐다.

자연재난, 대형화재 또는 폭발·침몰 사고, 교통사고, 집회, 성폭력, 폭력 사건, 자살사건, 아동학대, 코로나 등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질병, 희생자 또는 가족 관련 단체 취재, 정치인 및 정당과 지지자 그룹, 유명인과 팬클럽, 전투나 전쟁터·테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 취재 현장 별 트라우마 정도도 조사했다.

항목별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응답자 중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성범죄 취재에서 느끼는 트라우마 정도는 달랐다.

성범죄 관련 취재 중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답한 344명 중 트라우마를 자주 또는 매우 많이 겪었다는 비율은 43.3%였다. 성별로 여성은 63.0%, 남성은 30.1%로 조사됐다.

이에 두 협회는 “성범죄 취재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두 협회는 지난해 11월8일부터 18일까지 모바일로 협회 소속 남성기사 336명, 여성기자 208명 등 544명을 대상으로 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취재 중 트라우마 사례와 대응 방안 등을 정리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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