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한국판 센트럴 파크’ 용산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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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토부와 용산구가 함께 시행한 ‘역사문화 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옛 미군장교 숙소 등을 관람하고 있다.
10일 국토부와 용산구가 함께 시행한 ‘역사문화 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옛 미군장교 숙소 등을 관람하고 있다.


옛 용산 미군기지가 ‘용산공원’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지난 2004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 체결 이후 2007년 정부가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제정한 국책사업이었다. 2011년 용산공원정비구역 지정과 함께 용산공원조성지구, 복합시설조성지구, 공원주변지역 등의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담은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이른바 ‘용산 통개발’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후 다양한 활용 방안이 논의되던 공원 부지 전체는 2016년 ‘생태공원’으로 방향을 굳혔고 미군부대(2017년)와 주한미군사령부(2018년)까지 모두 평택으로 이전을 마치자, 정부는 국토교통부장관 소속이었던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표(2019년)하며 사업을 추진했다.

2019년 12월에는 243만㎡ 규모로 계획된 용산공원을 추가적인 부지 확보를 통해 기존 여의도 전체 면적(290만㎡)보다 큰 303만㎡로 확장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는 ‘미래세대의 행복과 희망이 숨쉬는 생태 공간’ ‘시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 공간’ ‘남산, 한강과 연결되는 서울의 대표적 자연동력’ 등 여러 청사진에 더불어 “용산기지는 굴곡의 현대사를 가장 통렬하게 상징하는 현장”이라며 “용산공원을 민족의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되 그것을 딛고 미래를 꿈꾸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용산은 오랜 세월 외국 군대의 단골 주둔지였다. 13세기 말에는 고려를 침략한 원나라의 병참기지로, 임진왜란 중에는 왜군의 보급기지로 사용됐고 임오군란 중에는 청나라가, 청일전쟁 중에는 청나라와 일본군이 번갈아 주둔했다. 용산기지가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 된 것은 1904년부터다.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일본이 조선주차군사령부를 주둔시키며 용산기지를 무단, 무력통치와 만주 침공의 후방기지로 삼았고, 해방 이후 미군이 이를 접수하며 ‘미군기지’로 고착됐다. 2018년 일부 개방 이전까지 무려 114년이나, 외세의 발 아래 갇혀있었던 셈이다.

7월 21일 서울 미군 용산기지 내 장교숙소 부지에서 열린 ‘함께 그리는 용산공원 부분개방 행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동아일보DB
7월 21일 서울 미군 용산기지 내 장교숙소 부지에서 열린 ‘함께 그리는 용산공원 부분개방 행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용산공원에는 약 15만그루의 나무가 심겨 매년 61만여 명이 숨쉴 공기를 생산하고, 6톤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녹지 못지않게 문화시설 등 테마 공간들도 다채롭게 조성될 계획이 발표되면서 인근 부동산 사업자들이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용산공원 주변 한강 방향은 아름드리 공원과 한강 조망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인기.

용산공원 동편 UN군사령부(유엔사) 부지는 1조원 가량에 매각돼 주상복합단지와 호텔 등 상업시설 조성이 추진되고 있고, 그 아래 수송부 부지와 서편 캠프킴 부지는 고밀도 주상 복합공간으로 재구성될 예정이다. 공원 서남쪽, 옛 용산정비창 부지 역시 8천가구 규모의 주택과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 국제전시시설 등이 들어서는 국제업무지구와 미니신도시로 변신할 예정이다. 용산공원 주변이 서울의 ‘센트럴파크’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용산공원 일대 개발 계획 조감도
용산공원 일대 개발 계획 조감도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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