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8월 매출, 7월보다 5억원↓…‘셧다운 데이’ 공포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30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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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공연계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 8월 매출이 7월 매출보다 줄어들고, 가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 봄보다 더 큰 빙하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29일까지 8월 공연 매출은 약 1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매출 167억여원보다 5억원가량 적은 숫자다. 8월 중 30일과 31일이 남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상당수 공연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30일까지 중단한 상황이다. 31일은 공연계가 쉬는 월요일이라 8월 매출 최종 집계는 162억원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된 올봄 공연계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 4월 매출 46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점차 상승세를 탔고 여름에 접어들면서 공연계는 반등의 희망을 품었다.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뮤지컬 ‘모차르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연극 ‘화전가’ 등 기대작들이 안정적으로 개막을 하고 흥행까지 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지난 6월 공연계 매출은 약 102억원이었고, 7월에는 60%가량이 늘어났다. 사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16일까지 매출 127억원을 기록했다. 9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 11월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공연들의 예매가 진행되면서 매출 상승폭이 컸다. 7월 매출보다 50%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15일 광복절 집회 이후인 17일부터 공연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17일부터 29일까지 공연계 매출은 34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8월 1~16일에 비해 70%가량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 22~23일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직간접 접촉한 배우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대형 공연·대학로 공연이 갑자기 줄줄이 취소되는 공연계 역사상 최악의 ‘셧다운 데이’가 됐다. 이틀간 취소가 확인된 공연만 10여편이다. 일부 대학로 공연은 연습 과정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후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같은 국공립 공연장이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그간 국공립공연장에만 적용되던 ‘좌석 거리두기’가 민간 공연장에도 적용되면서 타격이 커졌다.

상당수 공연은 좌석 거리두기를 위해 기존 예매를 취소하고 티켓 예매를 재오픈했다. ‘킹키부츠’와 ‘베르테르’는 내달 6일까지의 ‘객석 간 띄어 앉기’를 시행한다. 일부 좌석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작품은 조기 종연했다.

그간 공연계는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통했다. 지난 3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에 출연하는 외국인 앙상블 2명이 공연장 외부 요인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후 ‘오페라의 유령’이 안전하게 공연하면서 공연장은 ‘K-방역’의 상징 중 하나였다. 공연장 내에서 마스크를 모두 쓰고 있고 사람들이 무대 앞만 보고 대면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비말 전파 위험이 극히 낮았다.

하지만 ‘깜깜이 전파’가 포함된 이번 수도권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 전체가 거리두기에 돌입, 타격은 불가피하다. 코로나19가 전국에 산발적으로 퍼져나가 지역 공연장들도 타격이 크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대구 공연은 조기 종연을 결정했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공연계 관계자들은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내달 9일과 14일 각각 개막하는 ‘캣츠’와 ‘그레이트 코멧’ 같은 대형 작품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연계는 온라인이 다시 화두가 됐다. ‘모차르트!’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10월 3~4일 이 뮤지컬의 실황 영상을 선보인다. 48시간 VOD 사용권, 포토북 등을 포함한 세트 형식으로 관람권을 판매한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온라인 공연도 오프라인 공연의 보조 수단이지 궁극적으로 대안이나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공연계의 판단도 나오고 있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장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은 공공기관이라 일부 여력이 되는 제작사 등 소수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오프라인에서 사람이 운집하는 형태인 공연계가 대비책을 서두르는 이유다. 그 중에서 공연장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계속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제이미’의 경우 확진자가 공연을 관람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다른 관객이나 공연장에 피해를 주지 않아 별 탈이 없었다.

정부는 이번 주를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로 보고 있다. 지난 주말에 ‘셧다운 데이’를 경험한 공연계는 ‘좌석 거리두기’, 일부 공연 취소 등으로 방역에 적극 동참하는 중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이런 협조가 궁극적으로 이른 공연 재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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