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즈닝 견과, 어떻게 외국인 소울 푸드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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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8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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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양념을 첨가한 아몬드 가공품, 이른바 시즈닝 아몬드가 수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최근 2~3년 사이 한국산 시즈닝 아몬드가 세계 여러 국가에 수출 돼 현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일본 시장을 예로 들면 지난 해 한국산 아몬드 제품의 점유율이 50%를 넘었다. 2017년 11.7%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소매점의 경우 아몬드 가공품 전용 매대가 따로 있을 정도다

한국은 아몬드 원물을 전량 수입하는 나라다. 그런데 시즈닝을 통한 재가공으로 2~3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시즈닝은 본래 '향과 맛을 더하기 위한 양념'을 일컫는다. 한때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허니버터 맛을 비롯해 국내업체들은 불닭, 와사비, 티라미수 등 다양한 맛의 시즈닝을 개발해 제품화 하면서 아몬드 원물이나 단순 로스팅 한 맛에 길들여진 외국인들에게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새로운 맛과 향을 제공하며 이른바 대박을 치고 있다.

시즈닝 아몬드 대표 업체 중 한 곳인 머거본이 1986년에 시즈닝 아몬드 제품을 국내에 처음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머거본에 따르면 당시 훈연 시즈닝을 가미한 ‘스모크드라이 아몬드’부터 식물성 기름에 튀겨 소금으로 양념한 ‘후렌치후라이드 아몬드’를 소개한 데 이어 1989년에는 아몬드를 꿀에 버무린 ‘하니 아몬드’를 선보였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하니 아몬드의 경우 출시 시점을 생각하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허니버터 아몬드의 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면서 “머거본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즈닝 아몬드를 시작으로 지금은 제품명 자체가 고유명사가 된 칼몬드 등 오래 사랑받아온 제품을 보유한 기업으로 국내 견과가공 업체의 원조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아몬드 강국인 미국부터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연합 국가들, 저가제품으로 승부하는 중국과 태국까지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

이에 국내 식품 업체들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도전을 통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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