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서부터 자동차 경주장까지… 대형 음악축제 이색 장소에 새 둥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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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서울랜드’-용인 ‘스피드웨이’, 올해 EDM 축제 등에 문 활짝
판타지 콘셉트 이미지 더해

지난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음악축제 ‘울트라 코리아’ 현장. 최근 올림픽주경기장 보수공사로 대형 페스티벌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울트라 코리아 제공
지난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음악축제 ‘울트라 코리아’ 현장. 최근 올림픽주경기장 보수공사로 대형 페스티벌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울트라 코리아 제공
대형 야외 음악축제들이 올해 들어 이색 장소에 속속 새 둥지를 틀고 있다. 놀이공원부터 자동차 경주장까지, 뜻밖의 장소가 각광받는다.

국내 최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코리아’는 올해 행사를 6월 7∼9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연다. 해마다 연인원 약 18만 명이 참석하는 이 대규모 행사는 2012년 첫 회부터 줄곧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다.

동물원과 놀이시설로 이름난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도 EDM 축제에 문을 활짝 열었다. 27, 28일 열리는 EDM 축제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이 출발선을 끊는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6월 1, 2일),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코리아’(8월 31일, 9월 1일)도 잇따라 서울랜드를 개최지로 낙점했다.

2010년대 들어 대형 EDM 축제가 대중화한 이래 10년 가까이 이들의 단골 무대는 올림픽주경기장과 난지한강공원, 두 곳이었다. 관객 접근성이 좋고 주택가와 일정 거리 떨어져 소음 민원이 적은 데다, 다양한 부대시설 입점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역(2호선 종합운동장역)을 지척에 둔 올림픽주경기장이 각광받았다.

그러나 올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주경기장이 보수공사에 돌입하면서 ‘베이스캠프’를 잃은 페스티벌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한 대형 페스티벌 관계자는 “인천문학경기장 등 수도권 주변에 수만 명 수용이 가능한 장소 여러 곳을 1년 가까이 현장 답사하며 고심했다”고 했다.

서울랜드는 ‘간판’부터 유리한 점을 가졌다. 일단 과천에 있지만 명칭에 ‘서울’이 들어간 덕에 서울과 멀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대형 관람차와 롤러코스터가 형성하는 스카이라인도 매력.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으로 축제장의 시각적 이미지가 갈수록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첼라와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 벨기에의 투모로랜드 등 독특한 판타지 콘셉트 축제들의 풍경이 SNS를 통해 음악 팬들의 눈높이를 올린 점도 개최지 선정에 작용했다고. 이 축제는 페스티벌 입장권에 놀이시설 자유이용권을 포함한 패키지 티켓도 내놨다.

올림픽공원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서울재즈페스티벌(5월 25, 26일), 그랜드민트페스티벌(10월)은 잘돼서 문제다. 관객 포화현상 때문이다. 이전도 고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 한 페스티벌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이만한 접근성과 공간 쾌적성을 가진 곳을 찾기 힘들다. 매년 고민이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울트라 코리아#올림픽주경기장#서울재즈페스티벌#그랜드민트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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