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 중견화가 채성숙 展…“마음의 안식처 찾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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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7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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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여류화가 채성숙 기획초대전이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아트스페이스 퀄리아에서 열린다.

채성숙 작가의 회화는 ‘비빔밥’이다. 동양과 서양의 정서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동·서양 여러 나라에서 살아 온 그의 삶의 궤적이 작품 속에 녹아 든 것. 그래서 지구에 발붙이고 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
2001년 첫 전시회 이래 16년. 채성숙 화가는 “화풍은 많이 변한다. 그러나 근본은 변함이 없다”며 “자연과의 교감. 세계와의 대화. 삶의 건강함”이라고 작품의 근간을 밝혔다.

채성숙 작가는 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 보다는 캔버스의 전체적 분위기의 완성에 치중한다.

미국의 미술평론가 오란 우란치멕(버클리대 박사)는 “따뜻한 색조와 세밀하고 섬세한 운필은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포근한 느낌을 준다. 작가가 선호하는, 겹겹으로 쌓은 꾸불꾸불한 실과 같은 얇은 선으로써 수평으로 혹은 수직으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구성 방식은 리듬감 있는 질서와 잔잔하게 움직이는 듯한 율동 감을 준다. 또한 그것이 따뜻한 색조의 운율 속에 자리 잡음으로 해서 근원에 대한 그리움과 존재의 슬픔을 나타낸다.

작가가 선에 집착하고 선을 겹겹이 쌓는 방식을 씀으로써 작품 속 색채의 스펙트럼을 고양하고 다양화한다. 뿐만 아니라 그 기법은 작품 속에 두터운 질감과 다차원 세계가 나타나게 하고 그리하여 우아하면서도 정지되지 않은 연속적인 율동감의 환영을 보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 그 선들은 베 짜기와 태피스트리(tapestry)가 연상되어 이 작품들이 섬세한 여성의 손길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한다”고 평했다.

중국의 미술평론가 쉬언춘(수도사범대 교수)은 “붓 끝에서 만들어지는 추상적인 기호들에서 짙은 인문적인 숨결이 느껴진다. 이는 자연 경관의 재현이 아니라 화가의 주관적인 표현이고 자유이다. 작품마다 특유의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는 삼차원을 초월한 그리고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법칙을 초월한 새로운 접근이고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은 사람과 세계가 하나로 어우러져 영혼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범속을 초월한 순미와 영원을 예시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 누구나 모두 영혼의 안식처를 찾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작품의 추상적인 형식과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자아를 찾을 수 있다. 화가의 시간적 공간적 접근 방식과 공간 경치를 표현하는 방식은 현대인의 정신적 갈망과 심미적 요구에 더욱 근접해있다” 풀이했다.

채성숙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세계 미술계를 두루 경험하며 ‘동양화 풍이면서 기법은 아크릴, 오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지금껏 국·내외에서 개인전 14회, 그룹전 및 아트페어 80여회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09년 중국 베이징 투데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린 개인전은 중국 유명 평론가들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채성숙 작가의 작품은 외교부 장관 공관, LG전자 기술원, 아산병원, 이화여대, 러시아 이르쿠츠의 Rogalya 시립미술관, 터키 앙고라의 세계무역센터, 베이징의 주중국 한국대사관, 몽골 국립현대미술관 등 각국에 소장돼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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