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경계 허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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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혼합’

‘혼합’ 마지막에서 무용수가 창을 하는 장면은 한국의 소리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혼합’ 마지막에서 무용수가 창을 하는 장면은 한국의 소리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한국적인 것과 한국적이지 않은 것,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두 가지 요소의 ‘혼합’은 꽤 흥미롭다. 이런 시도들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무용단에서 한국춤과 서양춤, 전통과 현대의 혼합을 시도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혼합’이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안성수 신임 예술감독 부임 이후 첫 작품이다.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작업해온 ‘혼합’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 국립샤요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가졌다.

시작은 전통춤인 춘앵무로 시작한다. 새하얀 무대에 정적인 움직임이 가득 채워진다. 다시 전통 가락소리가 나오고 한국무용 출신인 여성 무용수 4명이 친숙한 전통춤을 춘다. 전통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다 음악이 바뀌자 좀더 빠른 동작으로 현대무용을 펼친다.

헤드폰을 낀 남성 무용수가 갑자기 등장한다. 전통춤을 추는 여자 무용수들에게 둘러싸여 스트리트댄스를 춘다. 정적인 움직임 사이에서 동적인 움직임의 교차가 이질적이지 않고 조화롭다. 현대적이면서도 현대적이지 않고, 전통적이면서도 전통적이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공연 중 조선시대 사당패의 남도민요, 가야금산조, 슈만의 피아노 4중주와 아프리카 타악 연주, 팝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이 나온다. 무용수들의 춤도 동서양 가릴 것 없이 다양하다. 애초 춤에서 경계는 부질없다는 듯 말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난 뒤 의문이 하나 들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인지, 국립무용단의 작품인지 헷갈렸다. 최근 국립무용단이 무대에 올린 작품 중 하나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현대무용단 혼합#국립현대무용단#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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