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불상을 모신 건물은 왜 기둥이 둥글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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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비밀/자현 지음/304쪽·1만7000원·담앤북스

강원 원주시 흥법사지의 진공대사 탑과 석관. 보통 석관에 승려의 유골을 담았다. 담앤북스 제공
강원 원주시 흥법사지의 진공대사 탑과 석관. 보통 석관에 승려의 유골을 담았다. 담앤북스 제공
사람들은 흔히 고승의 무덤인 부도에는 화장한 사리를 모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중에는 부도 아래에 석관을 만들고 그 안에 승려의 유골을 안치한 경우도 많다.

화장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과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승려들도 매장을 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수많은 사찰이 있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둘러보는 사람은 드물다. 예를 들어 과거 절은 기도와 수련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숭유억불 정책을 썼던 조선시대에도 왕의 명복을 비는 능침사찰이 건설됐고 산성 축조와 보수에도 한몫을 했다.

역참(驛站) 기능을 담당하는 절도 있었는데 ‘절 원(院)’자를 사용한 충북 충주 미륵대원, 경북 안동 제비원 등이 대표적이다. 사찰 경내 건물의 ‘등급’은 기둥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기둥은 불상을 모신 건물에 사용하고 땅을 상징하는 네모기둥은 스님들의 거처에 사용했다. 석등은 조명 기능이 없는 장식품 역할을 했다.

동양철학, 미술사, 철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스님인 저자는 사찰의 위치와 이름에 얽힌 이야기부터 사찰 건물의 배치, 장식물에 담긴 의미까지 사찰의 비밀들을 낱낱이 밝힌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사찰의 비밀#사리#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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