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산속서 캠핑하며 영화보는 이 순간, 영화장면 같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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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활동, IT기기로 스마트해진다

9일 오후 서울 근교에서 휴대용 프로젝터와 첨단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야외 영화 감상을 즐기는 젊은이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9일 오후 서울 근교에서 휴대용 프로젝터와 첨단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야외 영화 감상을 즐기는 젊은이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기공룡 둘리’ 만화 가운데 전자제품의 한계를 잘 드러내는 장면이 있다. 둘리와 친구인 도우너, 또치, 마이콜은 캠핑에 필요한 준비물을 분담하겠다고 약속한다. 누군가 라면을 가져오면 다른 이가 물 끓이는 도구를 가져오겠다는 식이다. 등산을 마치고 밥을 지으려는데 또치가 배낭에서 전기밥통을 꺼내는 것 아닌가. 이어 “전기 코드는 어디에 꽂아?”라고 묻자 당황한 둘리가 뒤로 넘어진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의 정보기술(IT) 기기가 일상화되면서 이런 상황이 그저 우스운 것만은 아니게 됐다. 바쁜 야외활동을 벌이다 보면 전기가 없어 첨단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왕왕 벌어지기 때문이다.

일부 아웃도어 마니아들은 “밖으로 나가는 이유는 범람하는 컴퓨터나 텔레비전 등 문명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며 “캠핑을 떠날 때는 모든 전자기기를 두고 가는 편이 좋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를 빠뜨린 휴가나 여행이 더 부담스러운 현실이 됐다. 각종 첨단 기기를 활용하는 것은 즐겁고 맘 편한 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싼 카메라가 고장 날 수 있다고 야외에서 사진 찍는 재미를 뺀다고 생각해 보라, 일상적으로 즐기던 음악과 영화를 캠핑장이라고 자제하기에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동아일보 ‘레츠’가 첨단 IT 기기를 이용해 아웃도어 활동을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① 외장형 배터리를 마련하자


바이오라이트의 ‘캠프스토브’휴대용 발전기. 화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장비다.
바이오라이트의 ‘캠프스토브’휴대용 발전기. 화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장비다.
야외로 전자제품을 들고 나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전원이다. 모든 전자제품은 전기가 있어야 작동한다. 그렇지만 최근의 IT 제품들은 오랜 아웃도어 활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설계되고 있다. 10시간 내외의 전원공급 방식을 도입한 제품이 꽤 많다.

요즘 스마트폰은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도구다. 게다가 ‘손 안의 인터넷’의 활용 여부는 때로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 지도와 현지 정보를 가장 간편하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는 도심과 달리 편의점이나 건물에서 쉽사리 전기를 빌릴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외장형 충전 배터리 하나쯤은 비상용으로 준비하는 편이 좋다. 외장 배터리 하나면 스마트폰을 2, 3번 완전 충전할 수 있어 아껴 쓴다면 일주일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바이오라이트의 캠프스토브처럼 장작불의 화력을 전기로 바꿔주거나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해주는 휴대용 발전기가 소리 소문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② 크기가 작은 것을 택하자

최근 IT 제품들은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작게 만들어진다. 캠핑용 제품들도 많은데, 요즘에는 캠핑장에서 영화를 감상하게 해주는 휴대용 프로젝터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차 안이나 텐트 안에서도 간편하게 영화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옵토마의 PK320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 무게가 235g밖에 나가지 않는 휴대성이 발군인 소형 프로젝터다. 작은 크기지만 투사거리에 따라 최대 136인치의 대형 화면을 만들 수 있어 무료한 캠핑장을 순식간에 극장으로 만들 수 있다.

무선 제품들 역시 휴대와 수납을 편하게 해 준다. 키보드, 마우스는 물론, 선 연결 없이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도 있다. 최근에는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률이 급증함에 따라 모바일 기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웨지 모바일 키보드’는 윈도7 이상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노트북 및 태블릿PC에 최적화된 모바일 전용 키보드다. 어느 곳에서든지 쉽게 노트북이나 태블릿PC에 무선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능이 장착됐다. 노트북의 전원이 꺼지면 자동으로 마우스의 전원도 꺼지는 ‘백팩모드’가 눈길을 끈다.

강력해진 최신 태블릿PC, 야외서도 긴급 사무처리 OK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도 첨단 IT 기기를 이용할 수 있을 만큼 각종 ‘모바일’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 기기가 크게 늘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도 첨단 IT 기기를 이용할 수 있을 만큼 각종 ‘모바일’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 기기가 크게 늘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편 디지털 음악 기기들도 아웃도어 활동의 인기에 맞춰 점차 방수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소니코리아의 일체형 방수 MP3플레이어인 ‘워크맨 W273’은 수심 2m까지 잠수가 가능해 물놀이를 즐기면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격렬한 활동에도 쉽게 귀에서 빠지지 않는, 이어피스의 안정적인 착용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스마트폰과 간단히 연결되는 휴대용 스피커도 캠핑족들에게는 추천 아이템이다. 노벨뷰의 NS770은 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다. FM라디오와 4단계로 조절 가능한 LED 플래시 랜턴 기능을 갖춰 낮에는 스피커로, 저녁에는 랜턴으로 활용할 수 있다.
③ 작동이 편리한 것을 고르자

2010년 애플이 선보인 태블릿PC 아이패드의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간편하게 종합엔터테인먼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준 제품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더 다양한 성능과 기능을 갖춘 태블릿PC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아웃도어 마니아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기존 아이패드와 같은 단순한 태블릿 형태에서 벗어나 노트북과 맞먹는 강력한 성능과 기능으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자사 최초의 태블릿PC 서피스(Surface)를 국내에 출시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HP, ASUS 등 다른 주요 기업들도 다양한 태블릿 제품을 출시하며 기존 노트북과 아이패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서피스는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윈도 운영체제(OS)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라도 편리하게 워드나 엑셀 등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피스와 같이 윈도 OS를 사용하는 제품으로는 HP의 엘리트 패드가 있다. 삼성전자의 아티브(ATIV)는 윈도와 안드로이드 OS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태블릿 갤럭시 10.1은 6.5㎜의 S펜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라도 정교한 이미지 작업이 가능하다. LG전자의 탭북은 노트북에 견줄 만한 사무처리 능력이 강점이다.

이 제품들은 최대 10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해 언제 어디서라도 사무실과 비슷한 수준의 작업이 가능하고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아웃도어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최적이다.

사무실이나 집안에서만 쓴다는 인식이 높았던 포토프린터도 모바일 제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캠핑이나 야외로 나들이를 갔을 때 휴대전화로 찍어놓은 사진을 친구들에게 나눠줄 수 없다는 점이 불만이었던 이들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IT 제품이다.

LG전자의 ‘포켓포토’는 스마트폰 속 사진을 그 자리에서 인화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루투스나 NFC(근거리 무선전송기술)로 무선 전송하므로 선을 연결하는 거추장스러움이 없고 간편하게 작동하는 것도 아웃도어에서는 큰 장점이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방수-고화질 무장한 콤팩트 디카, 화려한 부활▼

아웃도어 카메라
신상들

익스트림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동영상 촬영장비 ‘고 프로(Go pro)’.
익스트림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동영상 촬영장비 ‘고 프로(Go pro)’.
스마트폰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가정용 캠코더가 ‘아웃도어 카메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되살아나고 있다. 장마 이후 곧바로 찾아올 바캉스 시즌, 뜨거운 여름을 더욱 멋지게 담아줄 아웃도어 카메라에는 어떤 모델이 있을까.

요즘 아웃도어 카메라는 10m 이상의 방수는 기본이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촬영을 보장하는 강력한 방진(防塵)과 내한(耐寒) 성능까지 겸비했다. 그동안의 불만을 만회하려는 듯 부족한 화질을 보강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니콘 쿨픽스 AW110S는 격렬한 아웃도어 활동에 집중한 제품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18m 방수는 물론이고 고도와 수심, 수압에 대한 정보까지 와이파이(Wi-Fi)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이나 혹한에서의 산행만 아니라면 거의 모든 사용 환경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니콘 쿨픽스 AW110S.
니콘 쿨픽스 AW110S.
올림푸스 TG-2 터프(TOUGH)는 카메라다운 성능에 집중했다. 아웃도어 카메라 가운데 상위 수준에 해당하는 F2.0의 조리개와 25mm의 넓은 광각을 채용해 기존의 ‘아웃도어용=조악한 화질’이란 인식을 개선해 준다.

펜탁스는 올림푸스와는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펜탁스의 WG-3 역시 올림푸스 TG-2와 같은 광학성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촬영성능을 알리기보다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카메라라는 콘셉트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높은 방수성능에 집중한 니콘과도 또 다른 방향이다.

WG-3 역시 고도와 기압을 측정해 주지만 기기 외부에서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보조 액정표시장치(LCD)와 전자나침반 기능을 구현했다. 방수 카메라로 대변되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산악과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최적화된, 전천후 아웃도어 카메라로서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소니는 자신들만의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TX30은 물에 빠뜨리기 전에는 아웃도어용 카메라인지 알아차릴 수 없는 세련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이것은 TX10의 성공을 통해 확인된, 투박하지 않은 스타일리시한 아웃도어 카메라를 원하는 여성들과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방수성능이 10m로 향상됐지만 다른 제품에 비하면 그리 높은 정도는 아니다. 일반 디지털카메라와 방수 카메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노려볼 만하다.

좀더 적극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헬멧에 ‘고프로(Go pro)’를 설치하고 하늘을 날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프로는 창립자 닉 우드먼이 자신의 서핑하는 모습을 촬영하고자 2004년 개발한 손목용 카메라를 시작으로 발전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 모든 익스트림 스포츠인의 워너비 아이템이 됐다.

취미 활동은 물론이고 현재 방송에서 인간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서핑, 스카이다이빙, 산악자전거, 스노보드 영상은 거의가 ‘고프로’로 촬영했다고 보면 된다. 작은 크기 때문에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액세서리 장착에 따라 수중촬영 등으로 활용 범위를 무궁무진하게 넓힐 수 있다. 다만 촬영 기능에만 집중한 만큼 가격에 비해 조작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서민우 디카 리뷰사이트 프랭크타임(www.franktime.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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