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 마음色, 천장에 치렁치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대미술관 ‘데이터 큐레이션’전

트위터에 올라온 텍스트 분석을 통해 한국인들의 감정을 빛깔로 시각화한 ‘무드 맵’. 서울대미술관 제공
트위터에 올라온 텍스트 분석을 통해 한국인들의 감정을 빛깔로 시각화한 ‘무드 맵’. 서울대미술관 제공
음악, 감정, 자연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를 데이터 값으로 치환해 시각화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컴퓨터 기술과 미디어가 발전하며 빠르게 축적되는 데이터의 생성과 활용, 해석 방식을 조명한 전시 ‘데이터 큐레이션’이 8월 18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제품 디자인, 건축, 패션, 설치영상, 대화형 미술(Interactive art)을 넘나드는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소재로부터 도출해낸 데이터 값을 형태로 변환시킨다. 이/비 오피스(이용주&브라이언 브러쉬 건축사무소)의 작품 ‘무드 맵’은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트위터 사용자들이 올리는 글에서 드러난 감정들을 천장에 치렁치렁 매달린 발광다이오드 선의 색으로 표현한다. 프로그램은 30초마다 트위터를 검색해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 등장하면 이를 색깔로 알려준다. 기쁨은 빨간색, 사랑은 파란색, 공포나 수치는 흰색, 분노는 하늘색, 연민은 녹색, 슬픔과 좌절은 노란색이다. 발광다이오드 선이 잠시 아무 색도 띠지 않으면 트위터에 감정을 나타내는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시애틀 도서관의 한국 관련 서적 대출 현황을 시각화한 작품도 있다. 헝가리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조지 리그래디가 선보인 작품 ‘알고리즘 시각화’는 지난해 대출된 도서목록 중 ‘Korea’라는 단어가 든 책 제목을 모아 3개의 대형 LCD 화면에 보여준다. ‘북한에서의 탈출’과 ‘북한을 떠나다’는 항상 화면에 떠있다. 1년 내내 대출 상태였기 때문이다.

노정민 서울대미술관 선임학예연구사는 “넘쳐나는 데이터 값 중에서 부각되지 않은 의미들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전시다. 무의미한 다차원적 데이터일지라도 예술의 옷을 입혀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3000원. 02-880-9504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