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목가구-조각보와 만난 ‘환기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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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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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와 한국의 美-점·선·면의 울림’전

김환기의 작품과 조각보를 연계한 전시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김환기의 작품과 조각보를 연계한 전시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개관 20주년 특별전으로 마련된 ‘김환기와 한국의 美―점·선·면의 울림’전은 옹골차다. 드로잉 종이콜라주 유화 등 김환기(1913∼1974)의 작품 50여 점, 전통적 미감이 살아있는 목가구 14점에 조각보 50여 점까지 현대와 고전을 조화롭게 버무린 전시다.

환기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자수박물관이 공동 참여한 이 전시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회화 가구 공예의 우뚝한 기량을 따로 또 같이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그것이다. 전시에선 목가구와 백자 같은 한국적 소재를 담은 초기작, 면과 선을 응용한 뉴욕시대의 화면 실험 작품, 캔버스 가득 무수한 색점을 찍은 말년 작업까지 김환기 미술의 조형적 뿌리가 전통문화에 닿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흑백 톤 회화와 서안 책장 편지꽂이 등 조선시대 선비의 안목을 담은 목가구가 어우러진 담백한 공간에선 선(線)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눈부신 원색의 대작과 규방문화의 산물인 조각보의 세련된 추상색면을 나란히 보여준 전시실에선 면(面)에 대한 미감을 드러낸다. 전통미가 어떻게 현대미술에 스며들었는지 보여주는 학구적 관점을 견지하면서도 보는 즐거움까지 아우른 전시란 점에서 돋보인다.

일찍이 한국미를 주목한 화가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우리나라를 떠나 봄으로써 더 많은 우리나라를 알았고 그것을 표현했으며 또 생각했다. 파리라는 국제 경기장에 나서니 우리 하늘이 더욱 역력히 보였고 우리의 노래가 강력히 들려왔다. 우리들은 우리의 것을 들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우리 것이 아닌 그것은 틀림없이 모방 아니면 복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내년 1월 20일까지. 02-391-770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환기미술관#김환기#조각보#목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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