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종교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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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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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경-나타샤 니직 공동 ‘K. W. Complex’전

한국과 유럽의 종교와 문화적 조우를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낸 박찬경의 설치작품(위)과
나타샤 니직의 영상설치작품 . 아틀리에 에르메스 제공
한국과 유럽의 종교와 문화적 조우를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낸 박찬경의 설치작품(위)과 나타샤 니직의 영상설치작품 . 아틀리에 에르메스 제공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는 ‘K. W. Complex’전은 한국의 박찬경 씨(47)와 프랑스의 나타샤 니직 씨(45)의 공동 프로젝트를 선보인 자리다. 두 작가는 1900년대 초 조선을 두 차례 방문한 성 베네딕도회 수도사 노르베르트 베버가 쓴 책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기행문’(1915년)과 1927년 제작한 동명의 기록영화를 기반으로 ‘따로 또 같이’ 전시를 꾸몄다.

전시 첫 머리는 서해안 배연신굿 대동굿의 기능보유자인 인간문화재 김금화 씨(81)를 주제로 한 박 씨의 영상작업 ‘김금화와 나누는 대화’에서 출발한다. 김 씨가 출연한 1980년대 TV프로그램에서 나온 방청객의 질문과 그가 행한 굿 장면을 편집한 작품이다. 작가는 산 자와 죽은 자를 매개하는 무속의식의 기능을 조명하면서 전통의 가치에 대한 현대인의 몰이해를 되짚는다. 이어 니직 씨의 ‘안드레아’에선 김금화에게 내림굿을 받은 독일인 신딸 안드레아의 극적인 삶을 들려준다. 진중한 시선과 서구중심적 태도가 공존하는 베버의 특별한 여정을 재편집한 공동작업도 볼거리다.

한국과 유럽의 문화와 종교적 조우를 화두로 삼은 영상의 흡인력이 크다. 전통과 현대, 동서의 만남에서 비롯된 긴장과 충돌을 여실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시대와 종교를 넘나드는 복잡한 기억을 들춰냄으로서 두 사회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정신적 상황에 대한 또 하나의 논점을 제기한 전시다. 12월 18일까지. 02-544-7722
#K. W. Complex#박찬경#나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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