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금잔디 韓中버전 차이는… 고진감래 신데렐라 vs 자수성가 알파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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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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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가 원작인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위쪽)가 빈부 격차와 세대 갈등을 극대화하면서 재미를 추구한 반면 같은 원작의 중국 드라마 ‘류싱위’는 갈등 구조가 밋밋하고 메시지가 교훈적이다. KBS 제공 구글이미지
일본 만화가 원작인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위쪽)가 빈부 격차와 세대 갈등을 극대화하면서 재미를 추구한 반면 같은 원작의 중국 드라마 ‘류싱위’는 갈등 구조가 밋밋하고 메시지가 교훈적이다. KBS 제공 구글이미지
공부 잘해 상류층이 된 중국 금잔디 vs 사랑을 위해 힘겹게 싸우는 한국 금잔디.

부잣집 소년과 가난한 소녀의 사랑을 다룬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花より男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아시아 4개국에서 TV 드라마로 제작됐다. 같은 만화가 원작이지만 나라마다 강조된 점은 다르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앤서니 펑 홍콩중문대 교수(언론커뮤니케이션)는 이 중 한국의 동명 드라마와 중국 드라마 ‘류싱위(Meteor Shower·流星雨)’에 주목했다. 그는 26일 연세대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이 ‘한중 드라마의 감정, 감성 비교 연구’를 주제로 연 학술발표회에서 “한국 드라마가 부유층과 서민층 간의 갈등을 극대화한 반면 중국 드라마는 계급 갈등을 훨씬 간략하게 다뤘다”고 말했다.

여주인공이 최상류층만 다니는 학교(한국은 고교, 중국은 대학)에 입학하게 된 계기부터 다르다. 한국 드라마 여주인공 금잔디는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학생을 구한 결과 장학금을 받아 입학한다. 반면 중국 드라마 여주인공인 추위신은 뛰어난 성적, 즉 실력으로 명문대에 입학한다. 금잔디는 서민보다는 빈곤층 출신에 가깝다. 노숙을 하기도 하고 옥탑방에 살며 매일 라면만 먹기도 한다. 반면 추위신은 거실 1개와 방 3개, 그리고 큰 정원이 있는 집에 사는 전형적인 중국 중산층이다.

금잔디의 어머니는 딸로 인해 신분 상승을 꿈꾼다. 미성년자인 딸이 부잣집 아들인 남자 친구와 함께 밤을 보내자 혼을 내기는커녕 “너는 우리 집안의 영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추위신의 어머니는 딸이 갑부와 결혼하기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러브 스토리도 차별화된다. 한국 드라마가 두 주인공이 온갖 방해와 시련에도 사랑을 지켜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중국 드라마에선 추위신이 뛰어난 실력과 인성으로 상류층에 올라서는 과정을 그렸다.

펑 교수는 “중국도 빈부 격차와 계급 갈등이 심각하지만 드라마 제작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제 의식 표현에 제한이 따른다”며 “문화 콘텐츠도 사회주의 사상으로 통제되면서 교훈적인 측면을 부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꽃보다 남자#금잔디#신데렐라#알파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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