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송이 국화꽃 위에 핀 김용걸 창작무용 ‘비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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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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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와 한국 무속신화, 발레와 한국무용을 접목한 창작무용 ‘비애모’. 김용걸댄스씨어터 제공
그리스신화와 한국 무속신화, 발레와 한국무용을 접목한 창작무용 ‘비애모’. 김용걸댄스씨어터 제공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이야기는 애절하다. 독사에 물려 숨진 부인 에우리디케를 만나려고 지하세계로 내려간 음악가 오르페우스는 사후세계의 신 하데스를 하프 연주로 감동시켜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하지만 뒤에 따라오는 부인을 돌아보면 안 된다는 조건을 어기는 바람에 에우리디케는 다시 지옥으로 떨어진다.

발레리노 겸 안무가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28, 29일 서울 상일동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창작무용 ‘비애모’는 한국 전통 무속신화 속 신비로운 공간 ‘서천꽃밭’을 배경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국음악과 연극, 발레에서 각각 스타로 꼽히는 40대 3인방 김용걸 교수,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양정웅 극단 여행자 대표가 이 작품에서 의기투합했다.

동서양 신화를 버무린 이 작품의 음악감독은 원 감독이 맡았다. 음악으로 글루크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에 나오는 곡들과 원일 감독의 창작곡인 ‘바리시나위’를 사용한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과 ‘페르귄트’의 연출가인 양 대표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에 서천꽃밭을 결합하는 등 이야기의 틀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김 교수는 무대에서 오르페우스를 직접 연기한다. 에우리디케는 김 교수의 부인이자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인 김미애 씨가 맡았다. 서천꽃밭은 3만 송이의 국화로 표현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파리오페라발레단 시절 피나 바우슈 안무의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에 군무와 솔리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다. 작품이 굉장히 좋아서 언젠가 한국에서 한국적인 색깔로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발레의 움직임을 배제하고 이야기에 맞는 표현을 만들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발레도 아니고 한국 무용도 아닌 본능적인 움직임에 가깝다”고 말했다. 2만∼5만 원. 02-440-0500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비애모#창작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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