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56년史… 명장면 12편 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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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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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50돌 공연
현제명의 ‘춘향전’(1950)부터 임준희의 ‘천생연분’(2006)까지 복원

1986년 정기공연으로 열린 홍연택의 ‘시집가는 날’. 국립오페라단 제공
1986년 정기공연으로 열린 홍연택의 ‘시집가는 날’. 국립오페라단 제공
피가로나 비올레타 대신 춘향과 호동 왕자를 오페라로 만난다. 6월 7, 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지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갈라’. 1962년 창단된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아 마련한 무대다.

하루에 6편씩 모두 12편의 창작 오페라 명장면이 이어진다. 원로 성악가 박수길 씨가 총연출을 맡아 작품을 선정했다. 그가 직접 출연했거나 국립오페라단 단장 시절 제작한 작품이 대다수다. 그는 “대부분의 창작 오페라들이 초연이나 재연에 그쳐 무대에서 접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의 의의가 있다. 창작오페라는 지속적인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악보 찾기 대작전

공연을 준비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작고한 작곡가인 현제명(1902∼1960), 김달성(1921∼2010), 장일남(1932∼2006)의 작품은 온전한 악보가 없었다. 유족과 해당 작품에 출연했던 원로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악보를 수소문했다. 악보 담당인 김문석 씨는 “우리말로 된 오페라라서 보름이면 악보 준비가 끝날 줄 알았는데 꼬박 두 달이 걸렸다. 공연 실황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보면서 새로 악보를 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창작오페라 작곡가들은 공연 도중에도 즉석에서 악보를 수정했다. 공연이 끝난 뒤 악보의 ‘최종본’을 정리해 남겨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없어진 악보도 여럿이다. 장일남의 ‘왕자 호동’(1962년)과 ‘원효’(1984년)는 전체 악보(총보)와 악기별 악보(파트보)가 달랐다. 김달성의 ‘자명고’(1969년)는 성악보만 있고 오케스트라 총보가 없었다. 작곡가가 소장 자료를 기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자료실을 뒤져 파트보의 절반을 찾았다. 김문석 씨는 “제1플루트 악보는 있고 제2플루트 악보는 없는 식이어서 나머지는 성악보의 코드를 보면서 화성에 맞춰 음표를 채워 넣었다”고 설명했다.

○ 같은 이야기, 다른 무대

창작오페라 소재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춘향전’의 경우 7일에는 광복 이후 최초의 창작오페라인 현제명의 ‘춘향전’(1950년)이, 8일에는 장일남의 ‘춘향전’(1966년)이 공연된다. 두 춘향전은 요즘에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작품. 현제명의 ‘춘향전’에서 몽룡과 춘향의 이중창 ‘사랑가’는 당시 유행가처럼 불릴 정도로 인기였다.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한 홍연택의 ‘시집가는 날’(1986년)은 7일, 임준희의 ‘천생연분’(2006년)은 8일에 공연한다. ‘천생연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했는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의상과 무대, 전통음악과 오페라 어법의 조화로 호평을 받았다. 7일 ‘왕자 호동’과 8일 ‘자명고’ 역시 같은 설화를 다룬 다른 작품이다. 협력 연출을 맡은 최지형 씨는 “김영미 박정원 강혜정 등 50명이 넘는 주역급 성악가들이 이틀간 무대를 가득 채우는, 뜻 깊은 공연”이라고 말했다.

: : i : : 7, 8일 오후 7시 반. 7일 김덕기 지휘·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8일 최승한 지휘·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그란데오페라합창단 출연. 1만∼10만 원. 02-586-5284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오페라#창작오페라#국립오페라단#국립오페라단 창립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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