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자율-개방성 3박자 기초연구… 10년내 한국서 노벨과학상 나올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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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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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내정자

세계 최고의 연구환경 조성 포부를 밝히고 있는 오세정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원장 내정자.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세계 최고의 연구환경 조성 포부를 밝히고 있는 오세정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원장 내정자.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새로 출범하는 기초과학연구원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전 세계의 인재들이 모여들도록 하겠습니다.”

23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행복한 과학자들의 희망터치’ 행사장에서 만난 오세정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내정자(58)는 연구원 운영의 키워드로 ‘인재·자율성·개방성’을 꼽았다.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동아일보·동아사이언스가 후원한 이 행사는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는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 임무는 28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오 내정자는 “기초과학연구원은 최고 수준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능력 있는 인재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들도록 하고, 어떤 연구를 하든지 간섭하지 않도록 하면 세계적인 연구 성과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에 따라 설립되는 기초연구의 거점으로 2017년까지 산하에 3000여 명 규모의 50개 연구단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우선 내년 말까지 25개 연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연구단은 연간 7000억 원(2017년 기준)의 예산으로 국가의 기초과학 방향을 결정하고 5조2000억 원 규모의 과학벨트 사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1년 동안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단을 25개나 출범시키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오 내정자는 “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연구단을 설립하지는 않겠다”며 “엄정하게 심사해 필요한 연구단만 선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실력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수준 미달이면 일부 연구단의 설립은 연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 내정자는 또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과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가 일부 중복된다는 비판에 대해 ‘메기론’을 펼치며 “문제 될 것 없다”고 밝혔다.

“미꾸라지가 사는 연못에 메기를 넣어 긴장을 조성하면 미꾸라지의 활동 능력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KAIST도 처음 설립될 때 서울대가 엄청난 반대를 했습니다. ‘서울대에 연구비를 더 주면 될 것을 굳이 국립대를 또 세우냐’는 논리였죠. 그렇지만 KAIST 설립 후 연구경쟁이 붙었고, 상호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이 모델이 돼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들도 연구 자율성과 우수성을 확보하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경쟁력 있는 연구를 하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 모두가 세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 내정자는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10년 내에 나오리라 확신한다”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하는 것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인 만큼 차분히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오 내정자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체·실험물리 분야 전문가로 1984년부터 서울대에서 교수직을 맡았다. 그는 서울대 자연대학장을 지냈으며, 올해 1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또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위원장으로 정관과 직제 제정 등 연구원 출범 준비 작업도 해왔다.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한 오 내정자의 연간 급여는 국내 과학기술 분야 기관장 가운데 최고인 5억 원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만들겠다는 취지에 맞게 그 수장(首長)에게도 합당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차원에서 교과부가 책정한 것이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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