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리포트]국새에 들어간 이리듐 0.01%의 비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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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이 충돌한 지역에서만 나오는 이리듐이라는 금속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제5대 국새에 이 금속을 넣었다고 하네요.
왜 그랬을까요. 이영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부드러운 황금빛 광택, 한 쌍의 봉황과 무궁화가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화려해진 5대 국샙니다.

이번 국새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처음으로 들어간 희귀금속 이리듐 때문입니다.

기존 국새는 금, 은, 동, 아연 4가지 원소를 섞어 만들었습니다. 금 함량이 75%를 넘다보니 광택은 아름답지만 재질이 물러 내구성이 약했습니다. 지난달까지 사용했던 3대 국새에도 미세한 균열이 있었습니다.

국새 제작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단 1g의 이리듐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인터뷰 : 도정만 국새제작 실무총책임자]
“이리듐을 금 합금에 넣으면 조직의 입자 크기가 작고 균일해집니다. 그러면 강도가 2배로 증가해서 100년 이상 써도 문제가 없습니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이리듐 함량은 정확히 0.01%를 맞춰야 합니다. 조금만 더 들어가도 국새가 얼룩덜룩해집니다.

녹는 온도가 높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이리듐은 2400도가 넘어야 녹습니다. 그런데 아연은 400도에서 이미 녹아서 이리듐이 녹을 때 쯤이면 다른 재료들과 함께 증발해 버립니다. 합금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함량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녹는점이 낮은 아연과 구리로 먼저 합금을 제작한 뒤, 이것과 이리듐을 다시 녹이는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했습니다.

국새 무게는 3.38kg이지만, 들어간 순금의 양은 10배가 넘는 38kg입니다.
재료비만 14억이 들었지만 첨단 주조 기술로 전체 제작비를 크게 줄였습니다.

[스탠드업 : 이영혜 채널A 기자]
“국새는 이처럼 내부가 텅 비어있습니다. 속을 비우면 제작비용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5대 국새는 지난달 국방기술품질원이 항공기 재료에 적용하는 안전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5대 국새는 국새 중 처음으로 제작 전 과정이 책과 영상으로 공개됩니다.

채널A 뉴스 이영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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