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왕국, 흔들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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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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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예스24, 8년간 스테디셀러 136종 분석해보니…

교보문고의 서울 광화문점 스테디셀러 서가. 경제경영서 및 자기계발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스테디셀러가 적었다. 이 분야는 변동이 잦고 유행을 많이 타기 때문에 스테디셀러가 많지 않다는 게 출판계의 분석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교보문고의 서울 광화문점 스테디셀러 서가. 경제경영서 및 자기계발서는 다른 장르에 비해 스테디셀러가 적었다. 이 분야는 변동이 잦고 유행을 많이 타기 때문에 스테디셀러가 많지 않다는 게 출판계의 분석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반짝 인기를 얻기보다 독자에게 오래 사랑받는 책은 어떤 책일까. 국내 대표적 온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와 예스24에 의뢰해 매년 1000부 이상 팔리는 스테디셀러 도서를 분야별로 조사 분석했다. 조사 시기는 판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2003년(교보문고)과 2004년(예스24)부터 2010년까지다.

교보문고 홍보팀 진영균 씨는 “대형서점 한 곳에서 1000부 이상 팔리면 전체 도서시장에서 1만 부 팔리는 것으로 추정해 해당 도서를 스테디셀러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외국어 교재, 수험서, 잡지, 만화는 제외했다.

조사 결과 교보문고는 전 분야에서 98종, 예스24는 67종이 집계됐다. 두 목록에 공통으로 포함된 책은 29종이다. 두 서점 모두 어린이책(유아서와 아동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교보문고는 35종, 예스24는 25종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이 어린이책이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마법천자문’ 등 13종은 두 서점 목록에 공통으로 포함됐다. 어린이책은 입소문이 특히 강한 분야로 신간보다 ‘고전’이 꾸준히 팔리기 때문에 스테디셀러의 비중이 크다.

어린이책을 제외하면 스테디셀러가 많은 분야로 소설을 꼽을 수 있다. 교보문고는 26종, 예스24는 18종이며 두 서점 목록에 공통으로 포함된 소설은 9종. 소설은 해외 유명 작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서 공통 도서 9종 중 외국인 작가의 작품이 7종에 이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개미’) 에쿠니 가오리(‘냉정과 열정 사이’) 파울루 코엘류(‘연금술사’) 무라카미 하루키(‘해변의 카프카’) 등의 작가들이 여러 작품을 동시에 스테디셀러 목록에 올렸다. 한 작가를 좋아하면 그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는 한국 독자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스24의 경우 스테디셀러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코엘류의 ‘연금술사’로 2011년 8월 말 현재 9만5851부 판매됐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가 7만8146부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도서를 두 서점의 스테디셀러 목록에 올린 저자 역시 코엘류였다. ‘연금술사’, ‘11분’,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등 4종이다.

한국 작가로는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문열(‘삼국지’ 역자) 박민규(‘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교보문고 진영균 씨는 “한국 소설은 중고교생과 대학생 대상의 필독서가 꾸준히 팔린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인문 교양서 역시 저자의 인지도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국내 저자의 비중이 해외 저자보다 컸다. 교보문고에서 23종, 예스24에서 11종이 집계됐는데 한국 저자의 작품이 각각 15종, 7종이었다. 이윤기(‘그리스 로마 신화’) 정재승(‘과학 콘서트’) 진중권(‘현대미학강의’) 등의 저서가 꾸준히 팔렸다. 이들은 방송에 출연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 고정적으로 글을 실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강의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온 학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경영서 및 자기계발서는 교보문고에서 4종, 예스24에서 9종이 집계돼 이 분야에서 스테디셀러는 드물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스24 프로덕트마케팅팀 윤미화 씨는 “2000년대 중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와 같은 우화형 자기관리서가 잘 팔렸지만 지금은 인기가 꺾였다. 자기계발서는 변동이 잦고 유행을 많이 타 스테디셀러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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