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231>孟子曰 皆是也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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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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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賓師(빈사)의 자격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제나라에서는 왕이 兼金(겸금) 100鎰(일)을 주자 받지 않았으나, 송나라에서 70鎰을 주자 받았고 설나라에서 50鎰을 주자 받았다. 이에 대해 제자 陳臻(진진)은 겸금을 받은 것이 잘못이거나 겸금을 받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면서, 맹자의 태도에 일관성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맹자는 두 경우 모두 옳았다고 잘라 말하고, 우선 송나라에서 겸금을 받은 것은 노자의 명목으로 받았기 때문에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皆是는 ‘모두 옳다’로, 겸금을 받은 것도 옳고 받지 않은 것도 옳다는 말이다. 當在宋也는 ‘송나라에 있을 때에는’이다. 當∼는 ‘∼에 당하여, ∼의 경우에’라는 뜻이다. 이때의 也는 종결사가 아니라 어떤 사항을 화제에 올릴 때 사용하는 助字(조자)이다. 將有遠行은 ‘장차 먼 길을 감이 있다’이니 ‘장차 먼 길을 가려고 했다’는 뜻이다. 行者는 必以신이라는 것은 당시의 예법이었던 듯하다. 신은 路資(노자)로, 곧 餞別(전별)의 예로 표시하는 물품을 말한다. 오늘날 어떤 직위를 떠나는 사람에게 모아 주는 餞別金과는 다르다. 必以신은 必以신궤之를 줄여서 말한 것이라고 보면 좋다. 辭曰은 송나라 왕이 명분 삼아 말한 내용을 옮긴 것이다. 궤신은 노자를 드린다는 말이다. 予何爲不受에서 予는 일인칭, 何爲은 ‘어째서’이다.

옛사람들은 공적 활동에서 出處(출처)와 辭受(사수)를 가장 어려운 문제로 여겼다. 出處는 行藏(행장)과 같아서, 出과 行은 벼슬에 나아가서 바른 도를 실천하는 일, 處와 藏은 재야에 머물면서 자신의 재능을 숨기는 일이다. 합하여 出處行藏이라고도 말한다. 한편 辭受는 辭讓(사양)하는 일과 受納(수납)하는 일을 뜻한다. 크게는 벼슬을 사양하거나 받는 일을 가리키고, 작게는 금전이나 물품을 사양하거나 받는 일을 가리킨다. 지금도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가장 어려운 문제가 辭受의 선택이다. 맹자가 궤신의 겸금을 받았다고 해서 누구나 그런 명목의 돈이라면 받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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