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2011 中‘연변인민출판사’ 19일 창립 6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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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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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 책 갈피마다 200만 조선족 애환”

《“우리말 지킴의 60년 역사지요.” 중국 조선족 종합출판사인 연변인민출판사(대표 겸 총편집인 리성권·사진)가 19일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1951년 가장 먼저 세워진 출판사로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연변문학’ 등 13종의 한국어 간행물과 매년 200여 종의 한국어 도서를 발행한다.》

이 출판사 한국지사장인 장수철 씨는 “연변인민출판사는 지난 60년 동안 한국어 출판물을 꾸준히 선보이며 한국어의 명맥을 잇고 조선족 문화유산을 발굴 및 계승하는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출판사가 60년간 펴낸 도서 1만3000여 종 중 한국어 책이 8000여 종에 이른다.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잃고 지냈던 한민족이 중국 땅에서 우리말로 된 책을 마음껏 읽고 펴낼 수 있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이 출판사의 창립은 의미가 큰 일이었다. 당시 ‘춘향전’과 ‘심청전’ ‘흥부전’ 등 고전과 중국 조선족의 광복 후 첫 장편소설인 ‘해란강아 말하라’를 펴냈고 ‘연변위생’ 등 잡지도 잇달아 창간했다. 장 씨는 “초창기 독자들은 우리말로 된 책과 잡지를 보게 된 것만으로도 기쁨과 흥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1966년 문화혁명을 겪으면서 한동안 출판사 사업이 정지되고 정치서적만 출간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1978년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 아동서 문예서 취미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며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2000년대 이후 연변인민출판사는 중국 내부 및 한국과의 출판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해왔다.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한 ‘대중화문고’와 ‘수신기(搜神記)’ ‘문심조룡(文心雕龍)’ ‘로자(老子)’ 등을 펴냈고 이는 한국에서도 발간됐다. 1999년부터 매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해왔고 지금까지 한국에 20여 종의 도서를 수출했으며 어린이 책 중심으로 한국의 도서도 해마다 20여 종씩 수입하고 있다.

연변인민출판사가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중국조선족사료전집’ 출간작업이다. 조선족 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청나라 말기부터 옌볜조선족자치주가 건립된 1952년까지의 조선족 발자취를 이주사 투쟁사 발전사 등으로 나눠 기록한 100권 분량의 전집이다. 박문일 연변대 전 총장 등 조선족 사학자 60여 명과 연변대 민족역사연구소 등 조선족 역사연구단체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 현재 16권까지 출간됐다. 장 씨는 “한국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국에서의 출간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 출판사에서 우리말로 펴낸 모든 책은 갈피갈피마다 200만 명에 이르는 중국 조선족의 구슬픈 이주사와 피어린 항일투쟁사, 해방전쟁사, 그리고 우리 민족의 번영과 발전의 여정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습니다. 이 전집은 그 ‘정수’라 할 수 있죠.”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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