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안지훈의 빈티지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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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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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티지란 무엇일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빈티지 상점에서 만난 1930년대 에나멜웨어 촛대들. 안지훈 씨 제공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빈티지 상점에서 만난 1930년대 에나멜웨어 촛대들. 안지훈 씨 제공
'빈티지'라고 하면 우리 머리 속에는 오래된 물건, 혹은 누군가 사용하던 낡은 무엇으로 연상이 되곤 한다.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한 단어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물건들에 주로 사용이 되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빈티지라는 표현이 친숙할 수도 있겠다. 와이너리winery에서는 포도가 수확한 뒤 숙성을 시킬 오크통마다 연도를 구분하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나중에 병에 표기되는 이 년도를 빈티지라고 부른다. 와인의 경우 같은 품종의 포도라고 해도 햇빛과 바람 등 환경에 따라서 맛의 차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빈티지 차트까지 만들어 관리를 하고, 애호가들도 특정 년도에 생산된 와인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빈티지는 제품의 생산된 년도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보증한다는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구하기 어려운, 소장가치가 있는 희소한 제품'이라는 의미가 더해지기도 한다.

좋은 예가 바로 빈티지 자동차이다.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자동차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세계1차 대전 이후인 1919년에서 30년 사이에 제작된 자동차들을 빈티지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하게 통용되는 빈티지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아마도 빈티지 패션일 것이다. 강한 개성과 독특한 취향을 가진 젊은이들이 주로 열광한다지만, 빈티지 패션이란 정확하게 말해 1920년에서 80년 사이에 제작된 것들을 말한다.

전 시대의 빈티지 의상을 모방한 제품들, 즉 위에서 이야기한 오리지널리티는 가지고 있지 않고 그 스타일만을 차용한 제품들에는 주로 '회고하는'이라는 의미의 retrospective를 줄여 retro라는 명칭이 붙는다. 누군가가 입었던 구제 옷이나 액세서리를 통틀어 무조건 빈티지라고 부르는 것 또한 엄밀하게 말하면 틀린 표현인 셈이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사전 'American Heritage Dictionary'에서는 빈티지를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미적 가치와 우월성을 가진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빈티지는 앤티크와도 엄연하게 구분되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둘을 구분 짓는 가장 보편적인 기준은 시간이다.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앤티크는 일반적으로 100년 이상의 시간이 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간을 기준으로 구분한 것으로 앤티크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절대적으로 우월하거나 혹은 빈티지 제품들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실제로 20세기에 등장했던 수많은 빈티지 디자인 제품들이 사회에 일으켰던 반향은 앤티크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컸다. 예를 들어 브로이어 바우하우스 의자(Breuer Bauhaus Chair)와 같이 20세기에 들어서서 제작되었던 빈티지 가구들은 미국과 유럽사회에 새로운 유행을 일으키거나 혁신적인 문화적 아이콘으로 여겨지곤 했다. 루사이트(Lucite)와 같은 새롭고 다양한 소재들이 개발되어 실험적인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러한 변화들은 당시 문화적 혁명과도 같은 사건들이었다.

● 생활 속의 빈티지, 빈티지 문화의 탄생

빈티지 문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다.

남부 유럽은 조금 예외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아이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집을 떠나 독립을 한다. 보통 대학에 입학하는 열여덟 살이 되면 부모님의 집을 떠나 스스로의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독립세대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그 보다 더 어린 나이에 좀 더 큰 도시로 떠나는 경우도 많다.

기본적인 가구가 갖춰진 집이라고 해도 자취를 하는 데에는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계 어느 곳이든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은 뻔하다. 그러다 보니 이사를 나오면서 부모님이나 할머니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집안 다락에 방치되어있던 칠이 벗겨진 나무의자와 부엌 찬장 깊숙이 들어있던 낡은 그릇과 엄마도 무거워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낡은 법랑 냄비와 낡은 주방용품들. 그렇게 하나 둘씩 챙겨 나와서 살림살이를 갖춰간다. 그리고 주말이면 동네 벼룩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찾는다.

오래된 물건들의 잊혀진 가치들을 다시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야말로 빈티지 문화의 중요한 뿌리 중 하나가 되었다. 사용하지 않는 낡은 물건들을 나눠 사용한다는 것. 생각해보면 영국의 옥스팜(Oxfam)이나 유럽 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적십자사의 중고상점들에서부터 주말마다 열리는 수 백 개의 벼룩시장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들은 다양하지만 시스템의 기본적인 원리는 같은 곳에서 시작한다.

본래 주인들의 관심에서 조금은 멀어진 낡은 물건들에게서 숨은 가치를 찾는 행동은 단지 돈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활동과는 다르다. 뿐만 아니라 영원히 누군가의 다락에서 먼지가 쌓인 채 썩어 없어질지도 모르는 물건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새로운 주인들을 만나 다시 관심과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 빈티지 제품들은 어떻게 관리를 해야할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빈티지 가구 등의 보관에 대한 질문을 해오곤 한다.

가구의 경우 수십 년 세월을 버텨오면서 칠이 벗겨지고 광택을 잃은 것에 누구라도 마음이 쓰이기 마련이다. 이 때 그 위에 목공용 페인트를 구입해서 붓으로 칠을 하거나 혹은 동네 문구점에서 니스를 구입해 바르는 경우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순간 빈티지 가구의 오리지널리티와 가치는 고스란히 날아가버린다. 페인트나 공업용 니스는 벗겨내더라도 가구의 나무 표면이 손상되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가구의 경우 오랜 세월을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상처들이 생긴다. 이사를 자주 하다 보면 모퉁이가 찍히는 경우도 있고, 와인을 마시다가 올려둔 잔으로 흘러내린 술이 원형의 자국을 만들기도 한다. 가구뿐만 아니라 어느 물건이든 사람의 손이 많이 닿았던 부분은 거뭇하게 때가 더 많이 묻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것을 파티나(partina)라고 부른다. 그야말로 오랜 세월 동안 자연스럽게 생긴 시간의 흔적이다. 깨끗하게 닦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들어주기 위한 보증서와 같은 것이다.

제품을 깨끗하게 보관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가구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광택제나 보호크림을 사용하는 것도 상관없으나 이는 일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평소에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소개한다. 이것은 30년이상 고가구를 취급해 온 전문상인으로부터 직접 소개받은 방법인데, 우선 껍질을 깐 잣을 구입하여 20~30개 정도를 삼베나 광목 한 겹으로 단단하게 잘 싸도록 한다. 그리고 윗부분을 고무줄 혹은 끈으로 머리가락을 위로 묶는 느낌으로 팽팽하게 묶어준 뒤, 잣이 모여있는 부분을 망치 등으로 가볍게 두드려주어 잣의 기름이 배어 나오도록 한다. 그것을 손에 쥐고 목가구의 표면을 가볍게 돌려가며 닦아주면 된다. 자연스럽게 잣기름이 나무표면에 스며들고 마르고 나면 끈적거리지도 않아서 좋다. 이렇게 몇 주에 한 번씩만 관리를 해 주어도 반들반들 윤이 나는 가구를 가질 수 있다.

● 건강한 빈티지 문화를 위한 상인들의 역할

프랑스 파리의 ‘방브 벼룩시장’. 책, 인테리어 소품, 가구, 옷등 품목별로 구역이 나뉘어있다.
프랑스 파리의 ‘방브 벼룩시장’. 책, 인테리어 소품, 가구, 옷등 품목별로 구역이 나뉘어있다.
건강한 빈티지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오래된 물건들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애정 못지않게 제품들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역할이 중요한 만큼 반성도 해야 한다.
이태원만해도 빈티지 혹은 앤티크 가구와 소품을 판매한다는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는 업자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막상 가게에 들어가서 보면 오리지널 제품이 아닌 재현품이나 국적불명의 모방품을 판매하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하지만 주인들도 꼬치꼬치 묻기 전까지 웬만해서는 오리지널 제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초보 수집가들이나 주부들은 제품의 진위여부도 모른 채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물건을 들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그것이 오리지널 제품인지 혹은 모방이나 재현을 한 제품인지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서 판단할 문제하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명시해야 하는 책임이 있고 그 이후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인들도 자신들이 판매하는 물건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이 있어야 하고,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 만약 있을지도 모르는 이러한 경우들에 대비해서 엄격한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오래된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모인 협회 등에서는 이권관리나 권리의 주장에 앞서 자체적으로 제품들의 진품여부를 관리하고 규제할 수 있는 강한 내부규정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빈티지 수집의 시작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스웨덴의 한 빈티지샵. 고가구와 오래된 시계 등을 구할 수 있다.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스웨덴의 한 빈티지샵. 고가구와 오래된 시계 등을 구할 수 있다.
내가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수집을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물론 품목에 따라서 수집을 시작하는 경로나 방법들이 다르겠지만,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작게 시작을 하면서 재미를 붙여볼 것을 권한다.

남자들이라면 어렸을 때 우표수집 한 번 정도는 다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신기하고 새로운 우표가 한 장씩 늘어날 때마다 느꼈던 흥분과 기쁨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른들의 수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롭게 늘어나는 물건들을 보면서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오브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환산 가능한 가치나 속성보다는 그 것을 내가 얻기까지의 스토리와 물건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저마다 다른 가치일거라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수집된 사물 자체가 아니라 수집이라는 과정을 즐겨볼 것을 권한다. 그런 경험들을 하는 사이 언젠가 모아 두어도 참 잘 어울리고 멋진 나만의 컬렉션이 되어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좋은 컬렉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일본 민예가이자 수집가이기도 했던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는 그의 저서인 수집물어(蒐集物語)에서 수집하는 이가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수집가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많은 숫자의 사물들을 모으는 행동을 경계해야 하며, 언제나 경건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어느 돈 많은 사업가가 어느 날 앤틱상점에 가서 희귀하다는 시계 500점을 구입해서 그의 방에 진열을 해 두었다고 하자. 어쩌면 그를 시계를 지독하게 좋아하는 애호가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를 진정한 수집가로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수집을 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기쁨 내지 고민의 순간들이 통째로 빠져있기 때문이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수집가에게 있어서 돈이 많다는 것이 그의 수집활동에 절대적인 자유를 부여하거나 혹은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곤 했다. 자신만의 창의적인 수집활동을 할 때 더욱 돋보인다. 성급하게 오래된 물건들의 수집에 뛰어들기 전에 자신이 생각하는 수집활동의 작은 목표와 원칙에 대해서 생각해보길 권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스스로 세우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수없이 많은 오래된 물건들을 만나다 보면 그 하나하나의 매력에 빠져버린 나머지 이것저것 욕심 가는 대로 모두 사 모으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리고 어느 날 자신의 수집물들을 돌아보면 어느새 백화점 식 수집을 하고 있었구나 싶은 반성이 들기 마련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은 자신이 목표로 한 물건들을 수집하겠다는 확고한 방향과 물건을 수집하지만 물건들에 소유되지는 않겠다는 스스로의 원칙이다. 이렇듯 각자에 맞는 수집활동의 원칙이 필요하다.

● 난 어떤 물건을 수집할 것인가?

난 오래된 사진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역사적인 사건들이나 유명한 인물들의 사진이 아니라 그냥 백여 년 전 살았던 사람들의 평범한 모습들이다.

그 출발은 단순했다. 오래 전 할머니 댁에서 오래된 앨범을 본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의 학창시절 때부터 시작된 사진이었는데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굳은 표정이나 조금은 어색한 복장은 물론이고 일제시대 사진관 내부에 세팅된 배경, 결혼식 사진 위에 단골로 등장하는 탁상시계들(당시에는 아주 귀한 선물이었다고 한다), 손목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턱을 괴고 찍은 우스꽝스러운 사진들에 이르기까지 낡은 사진들 속에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함축되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오래된 사진들의 수집활동은 십여 년 뒤에 제법 근사한 컬렉션이 되었고 때로는 당시의 복식이나 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사진은 절대 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내는 수집의 영역이 아니었다. 주변 어디서도 찾을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료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어느 것도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있다. 자신이 재미있게 할 수 있고 관심이 있는 물건들로부터 시작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캐나다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바버라 호지슨(Barbara Hodgson)은 그녀의 책 'trading in memories'에서 세계 곳곳의 벼룩시장들과 앤티크 상점들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새로운 도시를 찾을 때마다 얻어지는 물건들을 통해 그녀는 과거를 만지고, 보고,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건을 수집한다는 것은 그것을 수집하는 장소가 아무리 소란스럽고 무질서해도 매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내면적인 작업이다. 시간의 흐름이나 완벽함이라는 오늘날의 기준과 상관없이 과거에 집착하는 행위에는 게으른 낭만이 숨겨져 있다. 내가 가진 물건들은 어딘가 흠집이 나 있고 결점을 갖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사람 저 사람의 손을 거치고, 물과 불의 수난을 받은 것들이니 당연한 일이다."

안지훈 9년 동안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다. 지금은 경험마케팅과 디자인(brand experience marketing & design) 전문회사인 Plus X에서 책임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블로그 ‘스칸디나비안 빈티지 팩토리’(www.scandinavianvintage.co.kr)를 통해 북유럽에서 만났던 오래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안지훈 9년 동안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다. 지금은 경험마케팅과 디자인(brand experience marketing & design) 전문회사인 Plus X에서 책임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블로그 ‘스칸디나비안 빈티지 팩토리’(www.scandinavianvintage.co.kr)를 통해 북유럽에서 만났던 오래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의 말처럼 당신이 수집하려는 물건이 반드시 완벽한 상태의 것일 필요는 없다. 혹시라도 낯선 도시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부터 열리는 벼룩시장을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플리마켓(fleamarket)'이라는 이름의 유래처럼 벼룩시장에는 어느 대저택에서나 사용했을 법한 화려한 가구에서부터 낡은 가죽구두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단순히 신기한 물건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누군가가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던 수십 년 된 소설책에서 백여 년 전 어떤 연인들이 주고받았을 손으로 쓴 편지들, 햇빛이 투과되어 아름다운 빛을 내는 19세기의 유리잔들, 누군가의 노력과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우표앨범에 이르기까지 당신을 위한 물건들과 수집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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