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책, 龍井의 윤동주 시인 모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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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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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뿌리 심다’ 캠페인 일환… 中조선족-한글학교 96곳에 배포

윤동주 시인 모교와 김좌진 장군이 세운 중국 내 학교에 한국사 도서가 전달된다. 한국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와 출판사 웅진씽크빅은 “이번 달 나온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시리즈(전 5권)를 4일부터 주중 한국영사관을 통해 조선족학교와 한글학교 96곳에 배포한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해외 한인학교에 개별적으로 역사서를 전달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현지 영사관을 통해 수십 개 학교에 역사서를 보내는 사례는 찾기 힘들었다.

이번 책 기증은 서 교수와 웅진씽크빅이 함께 기획한 한국 역사책 기증 캠페인 ‘세계에 한국의 뿌리를 심다’의 일환이다. 전 세계 곳곳의 해외 동포 학교에 동포 자녀들이 읽고 공부할 한국사 책을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서 교수가 먼저 웅진 측에 제안했다. 서 교수는 “해외를 돌아다녀 보니 한글학교 한인학교의 한국사 교재가 턱없이 부족했다. 한국을 접할 기회가 적은 해외동포 3세, 4세들에게 우리 역사를 올바르고 충실하게 가르칠 수 있는 ‘대안교과서’가 절실하다고 생각하던 터에 알맞은 책을 발견해 캠페인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백야 김좌진 장군이 세운 헤이룽장 성 하이린 시의 조선족실험소학교. 이 학교에서 360명의 조선족 청소년이 공부하고 있다. 왼쪽은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시리즈. 웅진씽크빅 제공
백야 김좌진 장군이 세운 헤이룽장 성 하이린 시의 조선족실험소학교. 이 학교에서 360명의 조선족 청소년이 공부하고 있다. 왼쪽은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시리즈. 웅진씽크빅 제공
대상 학교는 중국 랴오닝(遼寧) 성, 지린(吉林) 성, 헤이룽장(黑龍江) 성 등 동북 3성의 53개 조선족학교와 중국 전역의 43개 한글학교 등 96곳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일제강점기 항일독립투사들이 세우거나 재학했던 곳으로, 양세봉 조선혁명군 총사령관이 세운 ‘푸순(撫順) 시 조선족학교’와 윤동주 시인의 모교 ‘룽징(龍井) 시 룽징중학교’, 백야 김좌진 장군이 세운 ‘하이린(海林) 시 조선족실험소학교’ 등이다. 설립 반세기를 훌쩍 넘겼지만 지금도 수백 명에 이르는 조선족 자녀가 공부하고 있다.

기증 역사서는 역사문제연구소가 기획하고 각계 교수 및 전문가 17명이 참여해 3년 넘게 집필한 교양서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한 2011년 ‘4월의 좋은 책’에 뽑히기도 했다. 서 교수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무대로 삼아 재중동포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고, 원시시대부터 일제강점기와 광복에 이르는 한국사를 시간 순으로 담아서 역사 교재로 쓰기에 적합하다고 봤다”고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영사관은 4일부터 53개 조선족학교에 1차로 책을 배포한다. 43개 한글학교에는 18일부터 배포할 예정이다. 웅진 측은 “일단 학교당 두세 질을 보내고 경과를 봐서 추가로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서 교수는 5월 직접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서 교수는 “곧 일본, 미국에서도 캠페인을 열 것이다. 독도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는데, 해외동포 개인의 민족 정체성뿐만 아니라 동포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키우기 위해서 이런 역사서의 보급이 더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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