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과거와 현재, 아시아와 유럽이 공존하는 땅

  • Array
  • 입력 2011년 1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시안에서 우루무치… 실크로드 여행정보

우루무치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톈츠(天地). 주변 설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사진 제공 하나투어
우루무치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톈츠(天地). 주변 설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사진 제공 하나투어
《아시아와 유럽, 동서 문명의 교류의 길이었던 실크로드. 사막과 험준한 산을 넘어 도시와 도시로 이어지는 이 길에는 과거의 흔적과 현대의 문명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길의 출발지였던 산시(陝西) 성의 성도 시안(西安)에서부터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구도(區都) 우루무치(烏魯木齊) 사이의 란저우(蘭州), 둔황(敦煌), 하미(哈密) 등에는 실크로드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이곳의 주요 볼거리, 먹을거리, 교통편 등을 소개한다.》

○ 실크로드의 시작점 시안

‘중국 서부는 평온하다’라는 의미의 시안. 이곳의 역사는 3000년이 넘는다. 역대 중국 왕조가 가장 오랫동안 수도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秦)을 비롯해 ‘중국’이라는 정체성을 완성한 한(漢), 서역과의 교류로 중국을 세계 국가로 만든 당(唐) 등 10여 개 왕조가 1100년 동안 이곳에서 번성했다. 이 도시는 옛 이름 장안(長安)으로 더 익숙하다.

시안은 바둑판처럼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시내 곳곳을 여행하기 편리하다. 시의 중심지인 중러우(鐘樓) 일대는 시 정부와 공안국 등 행정기관이, 동쪽으로 난 동타제(東大街) 일대에는 백화점, 레스토랑, 영화관 등이 밀집해 있다. 시안에는 대표적인 볼거리인 진시황릉, 병마용갱 이외에도 70여 개의 능과 사원이 있어 꼼꼼히 둘러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3박 4일 일정으로 관광에 나선다면 첫째날과 둘째 날은 시내관광을, 셋째 날은 병마용갱과 진시황릉이 있는 동쪽을, 그리고 마지막 날은 서쪽의 양귀비묘와 첸링(乾陵) 등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시안 성 약간 남쪽에 위치한 중러우는 1384년에 세워진 3층 누각이다. 이곳에 오르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991년 개관한 산시역사박물관은 원시시대∼청대에 이르는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당대 능묘에서 출토된 대형 채색벽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시안에서 동쪽으로 36km 떨어진 진시황릉은 둘레 4km의 내성과 6km의 외성으로 이루어졌으며 능 높이가 47m에 이른다.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85km 거리인 첸링은 측천무후와 당나라 3대 황제 고종이 합장된 무덤이다. 대한항공은 주 3회, 아시아나항공은 주 2회 인천∼시안 직항 편을 운행하고 있다.

시안 쿠러우(鼓樓) 근처의 화려한 밤거리 풍경.
시안 쿠러우(鼓樓) 근처의 화려한 밤거리 풍경.

○ 서역으로 가는 길목 란저우

시안에서 직행열차로 11시간가량 걸리는 간쑤(甘肅) 성의 성도 란저우에는 한족 외에 회족, 티베트족, 몽골족 등 40여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시안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서역으로 가는 기착지인 이곳은 당대에 서역을 여행하고 인도로 간 현장 법사와 13세기 이탈리아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거쳐 간 도시다. 현재는 풍부한 석탄, 석유, 수력발전 등으로 중국 서부 최대의 공업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시내 중심을 흐르는 황허 북쪽 해발 1720m에 조성된 바이타(白塔) 산 공원은 시내를 조망하기에 좋다. 시내 서남쪽 빙링쓰(炳영寺)는 둔황의 막고굴(莫高窟)과 더불어 중국의 양대 석굴로 꼽힐 정도로 이름난 불교 유적이다. 5호 16국 시대에 조성된 석굴은 60m의 높이에 2km 길이의 산을 따라 새겨졌다. 이 밖에 1907년 건설된 황허철교와 우취안(五泉) 산 공원도 란저우를 대표하는 명소다.

○ 볼거리 가득한 둔황, 하미

인구 10만이 조금 넘는 둔황에는 해마다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바로 1600년 전 만들어진 ‘사막 속의 진주’ 막고굴을 보기 위해서다. 둔황 관광은 둔황박물관-밍샤(鳴沙) 산-우야취안(月牙泉) 순으로 이어지는 1박 2일 코스가 일반적이다. 밍샤 산과 우야취안 관광은 일몰 무렵이 특히 좋은데 오후 6∼9시로 일정을 짜는 게 좋다. 다음 날 오전 막고굴을 둘러본 뒤 바이마(白馬)탑과 둔황 고성 등을 둘러보는 데는 2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막고굴은 둔황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져 있다. 1000여 개의 굴로 이뤄진 유적은 고사에 따르면 366년 둔황에 잠시 머물던 낙준 스님이 창시하여 13세기까지 만들어졌다. 굴 입구의 박물관에는 청동불상 등 각종 출토유물이 전시돼 있으며, 1000개의 얼굴을 한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밍샤 산은 모래를 밟을 때 나는 소리가 울린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동서 40km, 남북 20km의 매끄러운 모래능선은 마치 강하게 몰아치는 파도를 연상시킨다. 고사에 따르면 이곳에서 단오날 미끄럼을 타면 액을 막아준다고 한다. 1000년 동안 마르지 않았다는 신비의 오하시스 우야취안은 밍샤 산 아래 초승달 모양의 샘 이다. 둔황에서는 야시장의 각종 케밥과 우리나라의 매콤한 비빔국수와 비슷한 ‘타미냥피’가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하미에 이르면 ‘드디어 서역에 왔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가게 간판에는 중국어와 위구르어가 섞여 있고, 이슬람 사원도 볼 수 있다. 시내 중심부의 박물관에서는 3000년 전 남녀 미라를 볼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양러우추안’이라는 양고기 꼬치구이와 하미 참외를 즐긴다. 하미 참외는 크기도 맛도 참외와 멜론의 중간이다.

투루판 시내 외곽에 자리한 이슬람양식의 소공탑.
투루판 시내 외곽에 자리한 이슬람양식의 소공탑.

○ 서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우루무치, 투루판

투루판(吐魯番)은 위구르어로 ‘낮은 땅’이라는 뜻이다.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해발 18∼106m이며, 가장 낮은 곳은 해수면 아래로 154m이다. 지형만큼 기후도 척박해 여름에는 약 50도까지 올라가고, 한겨울에는 영하 30도에 이른다.

총길이 100km에 이르는 훠옌(火焰) 산은 투루판의 명물이다. 위구르인들은 이곳을 ‘키질타크’ 즉 ‘붉은 산’이라고 부른다. 산의 주름 습곡 때문에 멀리서 보면 아치 불길이 솟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여름 지표 온도가 80도에 이르는 이 산은 소설 ‘서유기’의 무대가 됐던 곳이다. 투루판에서는 매년 8월 세계적인 포도축제가 열리며, 이곳의 염분을 포함한 뜨거운 모래는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관광객을 부른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우루무치는 해발 900m 높이에 있는 고원도시다. 우루무치 시내 관광은 런민공원-훙산(紅山)공원-자치구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데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근교의 톈츠(天池)와 난산(南山)목장도 하루에 다녀올 수 있다.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115km떨어진 톈츠는 해발 1980m에 위치한 고산호수로 ‘하늘의 연못’으로 불린다. 길이 3400m, 최장 너비 1500m인 호수에는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으며, 주변의 설산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시내 남쪽의 하자크족 방목지인 난산목장에는 수십 m에 이르는 폭포가 장관이다. 이곳에서는 전통가옥 ‘파오’에 묵을 수 있으며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 볼 수도 있다.

우루무치는 이슬람문화의 영향으로 양고기 요리가 발달했다. 양꼬치구이 양러우추안과 바비큐라고 할 수 있는 ‘카오취안양’도 이곳의 별미다. 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구운 빵인 주식 ‘낭’에 여러 가지 요리를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특히 아침에 낭을 구워 파는 가게와 노점상이 많고, 일반 식당에서도 아침이나 저녁시간에 잠시 빵을 구워 판다. 우리나라처럼 누룽지에 설탕을 뿌려서 한 끼 식사대용으로 먹기도 한다.

하나투어(1577-1233)는 7, 8월 우루무치, 둔황, 하미, 투루판 등을 거치는 8박 9일 상품을 운영하며, 실크로드 전문여행사인 혜초여행사(02-733-3900)를 통해서도 봄∼가을 서안, 투루판, 둔황, 우루무치 등을 둘러보는 9박 10일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 홈페이지 바로가기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