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공연 ‘작은 무대 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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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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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짜릿하고 가수는 ‘짭짤’하고…

데뷔한 지 10년 만에 소극장에서 공연을 여는 가수 싸이. 큰 공연장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매회 매진을 기록했던 그이지만 ‘관객과 가까이 서고 싶어서’ 소극장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YG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한 지 10년 만에 소극장에서 공연을 여는 가수 싸이. 큰 공연장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매회 매진을 기록했던 그이지만 ‘관객과 가까이 서고 싶어서’ 소극장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야, 데뷔한 지 10년이 됐는데 소극장에서 처음 공연해요. 근데 정말 (무대와 객석이) 가깝네요. 여러분! 우리 공연 끝나고 다같이 기념 촬영할까요?”

7년 연속 체육관 공연 티켓을 매진한 기록으로 ‘대형 콘서트의 달인’이라 불리는 가수 싸이에게 400석 규모의 서울 서강대 메리홀 무대는 좁아 보였다. 하지만 10일 ‘싸이 소극장 스탠드 10주년 한정판’ 첫 공연을 한 싸이는 연방 싱글거렸다.

“체육관에 서면 꼭 일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 있으니 관객들하고 놀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네요. 저 뒤에 앉은 관객들까지 다 보이잖아요.”

싸이는 20일까지 메리홀에서 공연한 뒤 광주 대전 대구 부산 등에서도 소극장 공연을 한다.

소극장은 대개 300∼5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말한다. 신인가수들은 소극장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대형 무대로 옮겨간다. 싸이처럼 체육관 스타일의 가수가 관객들과 가까이서 교감을 나누는 매력을 맛보기 위해 소극장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나 소극장에 설 수 있는 건 아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소극장 공연은 음악적 완성도와 깊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대형 공연과 달리 특수효과나 화려한 무대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무대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5회 이상 연달아 공연할 수 있는 체력도 중요하다.

소극장 공연의 ‘종결자’로 평가받는 가수는 올해 15주기를 맞은 고 김광석. 그는 1991년부터 5년간 서울 종로구 194석 규모의 학전블루소극장 등에서 1000회 넘게 공연을 했다.

소규모 공연에 강한 가수는 신중현 이문세 이소라 김동률 등으로 가창력과 공연 구성력을 검증받은 프로들이다. 이문세는 지난해 체조경기장에서 대형 공연을 한 데 이어 올 4월 1일부터 17일까지 13일간(월 화요일 제외)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붉은 노을’ 콘서트를 연다. 이보다 앞서 이적은 다음 달 15일부터 20일까지 같은 곳에서 ‘사랑’을 주제로 콘서트를 연다. 싱어송라이터 나원주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한다.

음반시장이 축소된 상황을 감안하면 가수들에게 소극장 공연은 ‘진짜 무대’라는 정신적인 충만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실속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무대사용료 등이 비싼 대형 공연의 경우 티켓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극장 공연은 인지도가 있는 가수의 경우 일정 수준의 티켓 판매를 기대할 수 있어 위험 부담이 크지 않다.

한 공연기획자는 “유료 티켓이 90% 정도라고 할 때 기획사 측의 순수입은 티켓 판매량의 30%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티켓 판매 수익에서 △공연장을 빌리고 △조명과 음향시설, 로비와 연습실 사용료를 내고 △냉난방 비용에 부가가치세까지 내고 남은 수입이다. 이번에 소극장 콘서트를 갖는 이적의 경우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6만6000원짜리 티켓 3600장(6회 공연분)이 매진됐다. 이 중 유료 티켓이 90%라고 가정하면 이적 측이 이번 공연으로 거두는 매출은 2억1000만 원, 순수입은 약 6300만 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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