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실크로드 여인들의 美와 기상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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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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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한 얼굴에 풍만한 몸집의 ‘미인도’… 말을 탄 소조상…

투루판에서 출토된 ‘미인도’(왼쪽)와 ‘말을 탄 여인 소조상’.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투루판에서 출토된 ‘미인도’(왼쪽)와 ‘말을 탄 여인 소조상’.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당나라 현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경국지색(傾國之色) 양귀비. 그녀는 과연 어느 정도의 미인이었을까. 그림이나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중국 시안(西安)의 화칭츠(華淸池)라는 연못에 가면 양귀비의 얼굴을 대강 짐작해볼 수 있다.

시안은 당나라의 수도였던 곳. 화칭츠는 당나라 제왕들의 별궁 겸 휴양지였다. 당 현종은 매년 양귀비를 데리고 이곳에 와 온천욕을 즐기고 휴식을 취했다. 이곳엔 최근 세운 양귀비의 동상이 있다. 물론 추정으로 만든 것이다.

동상을 보면 얼굴은 통통하고 몸집은 풍만하다. 8세기 전후 중국의 미인형을 대변한다. 중국의 미인 그림이나 조각을 보면 한결같이 비슷한 모습이다.

‘실크로드와 둔황’전에는 이 같은 모습의 유물이 다수 전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군에서 발굴된 ‘미인도’다. 대나무 아래에 서 있는 미인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당시 실크로드 여인의 얼굴과 복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유물이다. 여인은 머리를 높게 틀어 올렸고 꽃장식 비녀를 했다. 이마 가운데에는 꽃장식을 하고 두 뺨을 붉게 칠했다.

이 여인은 대나무 아래에 서 있다. 투루판은 대나무가 나지 않는 지역. 집의 정원에 대나무를 심은 것을 보니 여유 있는 귀족임에 틀림없다. 대나무 아래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실크로드 귀족 여성들의 여가 생활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투루판에서 출토된 ‘말을 탄 여인 소조상’도 전시 중이다. 말 탄 여인의 자세는 안정적이고 얼굴 표정은 여유롭다. 당나라 때 여성들은 장안에서 말 타기를 즐겼다. 말 탄 여성들은 당시 실크로드 전역에서 유행했던 격구(폴로)를 즐길 정도였다. 이 같은 여성들의 일상 문화는 실크로드를 타고 곳곳으로 전파됐다. 당나라의 영향권에 있는 실크로드에서 여성들의 말 타기가 유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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