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인터넷 연재, 소설 넘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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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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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명강의’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0회 ‘훌쩍’

정민 한양대 교수,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정병설 서울대 교수가 3일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cafe.naver.com/mhdn)에서 시작한 ‘우리 시대의 명강의’ 연재가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0회를 넘기고 댓글 200여 개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연재를 시작한 정민 교수의 첫 회 게시물은 11일 오후 현재 조회수 1027회, 댓글 189개를 기록하고 있다. 각각 5일과 7일 올라온 정병설 교수와 안 교수의 글도 조회수가 773회, 647회에 달한다. 현재 이 카페에 매일 연재되는 소설 조회수는 보통 100∼300회 안팎이다.

정민 교수는 매주 월요일 다산 정약용과 제자 황상의 이야기를 담은 ‘삶을 바꾼 만남’, 정병설 교수는 매주 수요일 ‘한중록’을 통해 18세기 조선사회를 들여다보는 ‘권력과 인간’, 안 교수는 매주 금요일 ‘이십사시품’을 중심으로 한시 미학을 풀어 쓰는 ‘궁극의 시학’을 연재하고 있다.

독자들은 “첫날부터 원투펀치 막 날아오는데요.ㅎㅎ 퐁당 빠져서 다 읽었네요.” “요즘처럼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어수선한 때에 이처럼 선인들의 경우를 되짚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복사뼈가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정진하고 또 정진할 일입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몇 번째 댓글인지 세며 ‘등수놀이’를 하거나 ‘궁극의안대회쌤’ ‘우유빛깔정민’ ‘따뜻한카리스마정병설쌤’ 등의 말머리를 다는 모습도 눈에 띈다.

정민 교수는 “처음엔 신기하더니, 나중엔 무서워졌다. 거의 실시간 소통인 셈인데, 원고의 사소한 표현까지 신경 써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고 했다. 안 교수는 “보급형 가벼운 지식이 아니라 저서 한 권에 해당하는 긴 호흡의 진지한 내용이란 점이 일단 호응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연구의 결과가 바로 인터넷으로 발표된다는 점에서 정말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정병설 교수는 “마치 교실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의식하며 강의하는 것 같다.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느끼고 있어서 더욱 조심해서 글을 쓰게 된다”고 했다.

세 교수의 연재물 모두 연재라는 형식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삶을 바꾼 만남’은 첫 회에서 제자 황상의 일화를 묘사하며 글을 시작해 마치 소설 같은 느낌을 준다. ‘권력과 인간’은 ‘한중록’에 관한 교양서 중 베스트셀러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역사학자 이덕일 씨의 ‘사도세자의 고백’을 비판하는 글로 연재를 시작했다. 독자들은 “이덕일 소장의 주장에 대해 이런저런 비판 글들을 접했지만, 오늘 교수님 글처럼 명쾌하게 하나씩 논리적으로 짚어서 비판한 글은 보지 못했다”(봄나물) “말 그대로 제겐 역사의 재인식이네요”(곤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궁극의 시학’은 다양한 컬러 이미지를 글과 함께 배치하고 플래시로 보여주기도 한다.

안 교수는 “주제가 다소 추상적이지만 독자의 눈높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민 교수는 “질문이나 논란이 있을 경우 묶어서 답변 형식의 글을 올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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