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전망하며 읽을 책 20선’]<7>미래를 읽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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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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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기술/피터 슈워츠 지음·비즈니스북스

《“내일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 또는 정부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현실적이고 확고한 자신감은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미리 내다보는 통찰력에서 생겨난다. 예측이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자유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완벽한 지식과 자신감을 지니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배동철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추천》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경영전략가인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시나리오 짜기’를 제안한다. 그는 시나리오에 대해 ‘다가올 미래의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한 개인의 인식을 정리하기 위한 도구’라고 정의한다. 그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래의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시나리오 짜기의 방법론을 소개한다.

시나리오를 짜는 첫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무의식적 의사결정 방식을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개인의 사고는 실제 세상이 아니라 세상의 이미지에 반응하도록 굳어져 버린 경우가 많다. 많은 이에게는 낙관주의, 비관주의 혹은 내일이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현상유지의 심리가 존재한다. 저자는 “한두 시간 혹은 하루 정도 미래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관련해 자아성찰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미래를 향한 추적’을 위해서는 정보사냥이 필요하다. 저자는 책에서 주로 정보를 얻지만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것은 ‘놀라움’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과학 서적이 유용하다고 말한다. 윌리엄 캘빈의 ‘대뇌의 교향곡’, 하인즈 파겔스의 ‘이성의 꿈’, 제임스 글릭의 ‘카오스’ 등이 그에게 놀라움을 줬던 책이다. 정기적으로 서점을 순회하고 뉴욕타임스 ‘북리뷰’와 출판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를 읽는 것도 그가 현대사회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법이다.

시나리오의 플롯을 진행시키며 이야기의 결말을 결정짓는 요인은 원동력이다. 파라오가 이집트를 통치하던 시절 나일 강 상류 수단 북부에는 신전이 하나 있었다. 이 신전의 제사장들은 매년 봄 강둑에 모여 강물 색깔을 확인했다. 만약 강물이 투명하면 나일 강은 예년보다 천천히 흐르고 잔잔해 곡식의 수확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어두운 빛이면 강물이 강둑을 넘쳐흐르고 대지를 충분히 적셔 풍성한 수확을 올릴 것으로 봤다. 이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시나리오의 구축 과정은 이집트 제사장들이 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가장 먼저 원동력, 즉 사건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찾는 것이다. 나일 강의 경우 그중 하나는 강우량이었다.

저자가 원동력을 검토할 때 제일 먼저 살펴보는 영역은 사회, 기술, 경제, 정치, 환경 문제다. 예를 들어 출판사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원동력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으로는 인구 증가 물결이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으로 예상된다. 또 문화적 다양성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환경문제에서는 온난화 현상이 가중되면서 벌목 규제가 강화되면 종이와 도서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991년 책을 쓴 저자는 이런 방법론을 바탕으로 향후 세계의 흐름을 예측했다. 저자는 세계가 이데올로기 대신 실용주의로 무장할 것이며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는 신세대들이 국가의 경계를 허물 것이라고 봤다. 이 예측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거의 들어맞았다. 하지만 러시아와 독일의 연합파워블록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며, 무역 규제의 어려움을 겪은 국가들이 경제통합을 시작으로 복합국가의 모습을 띤 파워블록을 형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빗나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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