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23>今王이 發政施仁하사 使天下仕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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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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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제나라 宣王(선왕)에게 중원의 覇權(패권)을 차지하려는 큰 욕망을 실현하려고 甲兵(갑병)의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緣木求魚(연목구어)보다도 더 심한 일이어서 훗날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한 후, 근본인 王道政治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맹자는 왕도정치를 發政施仁(발정시인)이라 표현하고, 發政施仁하면 다른 나라 백성도 모두 歸依(귀의)하게 되기 때문에 나라의 大小, 인구의 衆寡(중과), 군사력의 强弱(강약)은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使天下仕者로 皆欲立於王之朝하다’에서 使는 사역동사, 天下仕者는 그 목적어, 欲立은 목적어의 동사이다. 耕者(경자), 商賈(상고), 行旅(행려)의 앞에는 모두 使가 생략되어 있다. 사역동사 使의 구문을 넷 열거한 셈이다. 商은 行商(행상), 賈는 坐賈(좌고)를 가리킨다. 天下之欲疾其君者에서 欲은 대개 衍文(연문, 군더더기 글자)이라고 본다. 위의 풀이는 이 설을 따랐다. 그러나 疾을 困苦(곤고)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보고 欲을 ‘바란다’는 뜻의 동사로 볼 수도 있다.

맹자는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려고 욕망하면 도리어 얻지 못하고 근본으로 돌아간다면 욕망하지 않아도 중원의 盟主(맹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세계의 강대국들은 근본으로 돌아가기를 잊은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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