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문제 부각 생명 중시해 온 불교 책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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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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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자살방지 연찬회 여는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

“자신이 이겨낼 수 없다면 그 고통을 주변과 나눠야 합니다. 부처님이든 하나님이든, 아니면 그 누구에게라도 속내를 털어놓아야 그 상처의 치유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불교 조계종 포교원장인 혜총 스님(65·사진)은 최근 ‘행복전도사’로 불리다 스스로 생명을 끊은 방송인 최윤희 씨와 관련해 “700가지의 통증을 겪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큰 충격과 함께 종교인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10일 말했다.

이에 앞서 스님은 7일 간담회를 통해 자살과 관련해 종단 차원의 대책 마련을 위한 연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내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자살! 이대로 좋은가-불교적 성찰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백도수 동국대 인도철학과 강사, 황수경 불교여성개발원 문화위원장, 이범수 웰다잉운동본부 교육위원장이 각각 ‘자살에 대한 불교적 관점’, ‘한국인의 자살과 불교적 대처 방안’, ‘자살예방 실천 활동 사례’를 차례로 발표한다.

“연찬회를 통해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적 해법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발고여락(拔苦與樂·고통을 제거하고 즐거움을 줌)이라 했죠.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주는 것은 불교 본연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스님은 잇따른 자살 사건에 대해 여러 종교 중 특히 생명을 소중히 여겨온 불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은 대중이 그 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열반에 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법을 전해야 한다는 제석천왕의 말에 마음을 바꿔 40여 년간 중생제도에 나섭니다. 불자들은 마음과 행동 씀씀이에 따라 다음 생을 받게 되므로 무엇보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아끼고 선업(善業)을 쌓아야 합니다.”

스님은 이 연찬회의 결론을 토대로 자살 예방을 위해 종단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포교원 산하 불교여성개발원의 ‘내(來) 생에 봄날’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템플스테이도 활용할 예정이다. 삶에 대한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있다.

스님은 “각 지역 교구의 본사와 함께 자살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포교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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