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硏, 29일부터 ‘문명과 평화’ 국제 포럼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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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화두 ‘정의-화해’ 아시아서 해법 찾는다 《“2년 전 돌연히 발생한 세계 경제위기 이후 ‘정의’ 문제가 세계의 최우선 관심사로 부각하기 시작했습니다.”(아마르티아 센 미국 하버드대 교수) 세계 정의와 화해를 화두로 해외 학자 1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29, 30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2010 문명과 평화’ 포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장벽 없는 세계를 항하여’를 주제로 정했다.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센 교수를 비롯해 에이드리언 비커스 호주 시드니대 교수, 헨리 로즈먼트 미국 브라운대 교수 등 여러 나라의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센 교수와 비커스 교수는 10월 1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리는 ‘세계 석학 초청 집중강좌’에서도 강연한다.》

○ ‘완전한 정의’ → ‘현실적 정의’

29일과 30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2010 문명과 평화’ 포럼 포스터. 10월1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세계 석학 초청 집중강좌’가 열린다.사진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센 교수는 ‘윤리학과 경제학’ ‘경제적 불평등’ 등의 저서를 발표하며 빈곤과 불평등, 기아 문제와 복지를 연구해온 석학.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그는 미리 배부한 ‘세계문명과 국가의 경계’에서 “세계의 갈등과 폭력은 인간이 갖는 정체성이 국가나 문명, 종교 등의 단일 요소로 환원될 수 있다는 환상 때문”이라며 “‘문명충돌론’과 ‘문명 간 화해’ 담론 모두 이 같은 오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의의 관념’이라는 저서를 발표하기도 한 그는 세계 석학 초청강좌에서는 ‘정의와 글로벌세계’를 주제로 강연한다. 센 교수는 강연문에서 “완전한 정의가 무엇인지 모색하는 것보다 확실한 부정의(不正義)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에는 정의를 가리키는 단어가 ‘니티(Niti)’와 ‘니야야(Nyaya)’ 두 가지”라며 “옳고 그른가, 정확성만을 따지는 ‘니티’보다는 현실적 정의를 가리키는 ‘니야야’의 관점에서 사회제도와 규칙을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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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인도-이란의 ‘민주주의’

센 교수는 부정의를 판단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적 토론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나아가 민주주의 전통을 서구의 것으로만 보는 견해를 비판했다. 기원전 3세기 고대 인도 아소카 왕은 공개 토론 규칙을 성문(成文)화하기도 했으며 고대 이란 남부지방에서는 수세기 동안 의회가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역시 제도의 일부분으로서 글로벌 담론의 현안이다. 적극적인 여론 환기와 뉴스 논평, 비판적 토론을 통해 글로벌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커스 교수는 발표문 ‘동남아 문명의 세계 속 위치’에서 동남아시아의 역사적 문화적 경험이 세계 화해에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종교, 다인종, 다언어 지역인 동남아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가가 세계 평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것. 비커스 교수는 “동남아는 현재 중국과 인도보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며, 동서양이 만나는 무역 중심지이자 문화적 복수성(複數性)을 보여주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로즈먼트 교수는 자본주의 윤리의 대체물로서 유교의 역할윤리에 주목했다. 그는 “자유롭고 이성적이며 자율적인 개인을 전제하는 자본주의는 자유라는 미명 아래 사회 정의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부모, 친구, 이웃 등 관계를 통해 자아를 성립하는 유교 역할윤리가 이 시대 글로벌 윤리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불교의 ‘견(見)’ 개념을 구조주의 인식론과 행동심리학의 실마리로 파악한 찰스 뮬러 일본 도쿄대 교수, 국가 간 화해를 위한 역사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최근 중국의 세계사 교육 경향을 분석한 양뱌오 중국 화둥(華東)사범대 교수,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 살핀 라브니 타쿠르 인도 델리대 교수 등이 발표에 나선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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