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18>君子有三變하니 望之儼然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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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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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子張’의 제9장에서 子夏는 군자의 외관과 태도에 대해 君子有三變이라고 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군자에게는 세 가지 변함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군자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세 가지 국면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자하에 따르면 군자의 외모는 莊重(장중)하고 안색은 溫和(온화)하며 언사는 明確(명확)하다. 이는 군자가 그때그때 변한다는 뜻은 아니다. 북송 때 謝良佐(사량좌)라는 학자는 군자는 玉이 따뜻하고 윤택하면서도 단단한 것과 같다고 했다.

望之와 卽之의 之는 군자를 가리킨다. 儼然은 용모가 단정하고 장엄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聽其言也는 ‘그 말을 들으면’이다. (려,여)는 엄할 정도로 바르다는 뜻의 嚴正(엄정)과 같은데 주자는 언사의 명확함을 뜻한다고 보았다.

‘述而’편에 보면 ‘子溫而(려,여)(자온이려)하시며 威而不猛(위이불맹)하시며 恭而安(공이안)이러시다’라고 했다. 공자는 온화하면서도 엄숙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며 공손하면서도 자연스러웠다는 뜻이다. 주자가 말했듯이 공자는 인격이 渾然(혼연)해서 中和의 기운이 용모에 나타났던 듯하다. 그런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德性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기의 氣質을 다스리면 中和의 기운이 용모에 나타날 수 있다.

‘季氏’편의 제10장에서 공자는 視(시) 聽(청) 色(색) 貌(모) 言(언) 事(사) 疑(의) 忿(분·화를 냄) 見得(견득·이익을 눈앞에 봄)의 아홉 가지에서 바른 마음을 專一하게 지니라고 했으니 그것이 바로 九思였다. 九思에 힘써 容儀(용의)를 바로 하면 누구나 군자의 지위에 가까울 수 있다. 군자는 高遠한 존재가 아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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