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 광복직후 작품 두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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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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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어린이일기’ 역사소설 ‘고부민란’ 원문 첫 공개

소설가 박태원(1910∼1986·사진)의 광복 직후 활동을 보여주는 작품 두 편이 새로 공개됐다. 동화 ‘어린이일기’와 역사소설 ‘고부민란’이다. 최근 출간된 ‘박태원 문학 연구의 재인식’(예옥)에 두 작품의 내용과 원문 사진이 실렸다. 두 작품 모두 제목과 서지사항 등은 알려져 있었으나 원문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이일기’는 박태원의 차남 박재영 씨가 소장했던 것. 광복 직후인 1945년 12월 1일∼1946년 5월 11일 ‘어린이신문’에 연재됐다. 주인공 영이가 한글을 공부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원문을 재영 씨에게서 받아 작품해제를 쓴 오현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는 “동화작가로서 박태원의 면모를 보여주며 특히 광복 직후 한글 교육에 관한 박태원의 생각이 잘 나타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원이 1945∼46년 ‘어린이 신문’에 연재한 ‘어린이 일기’. 광복 직후 한글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사진 제공 예옥
박태원이 1945∼46년 ‘어린이 신문’에 연재한 ‘어린이 일기’. 광복 직후 한글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사진 제공 예옥
1947년 잡지 ‘협동’ 신춘호에 발표한 ‘고부민란’은 박태원이 월북한 뒤 발표한 ‘갑오농민전쟁’의 전사(前史) 격 작품이다. 1862년 진주민란부터 동학농민운동을 직접적으로 촉발한 1894년 고부민란까지를 담고 있다. 1860년대부터 동학농민운동에 이르는 과정을 소설로 보여준다는 박태원의 구상이 광복 직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태원은 ‘고부민란’에서 “세상에는 혹, ‘고부민란’을 단순히, ‘동학당’이 계획하고 선동하여서 생긴 사건인 듯, 잘못 아는 이가 있으나, 그것은 옳지 않다”고 썼다. 오 씨는 “박태원의 역사소설은 일제 말기 ‘이순신 장군’ 등 영웅적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다 ‘고부민란’부터 농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고부민란’은 이 같은 역사인식 변화의 기점에 서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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